"다 나와라" "너흰 안돼" 與당권경쟁 전초전 후끈…'룰신경전'도(종합)

안철수 "유승민·나경원 출마하라"…김기현 "대선 불출마 선언부터"
'역선택 방지 조항' 찬반 갈릴 듯…지도부선 "전대의 'ㅈ'도 안나와"

국민의힘 차기 당권의 전초전이 조기 가열되고 있다.

잠재적 주자들의 출마 여부를 놓고 탐색전이 오가는 한편, 전당대회 룰을 둘러싼 논쟁도 치열해질 조짐이다.

일찌감치 당권 도전을 선언한 안철수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유승민·나경원 두 분 모두 출마하시기를 희망한다"고 적었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두 전직 의원을 실명 호출하면서, 이들이 전대에 나오더라도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전대 경쟁자인 김기현 의원이 다른 주자들에게 '대선 불출마'를 요구하는 데 대한 답변으로도 해석된다.

김 의원은 이날 "총선 승리라는 지상목표를 공유하고 계신 안철수 의원의 대선 불출마 선언도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차기 대권주자로도 거론되는 안 의원과 유 전 의원 등의 당권 도전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역시 차기 대권을 노릴 것으로 보이는 홍준표 대구시장은 SNS에 "배신 경력 있는 사람은 가라. 이미지 정치인은 더 이상 나오지 마라. 소신 없는 수양버들은 가라"고 썼다.

유 전 의원, 안 의원, 나 전 의원을 싸잡아 이들이 당권을 잡아선 안 된다는 주장을 편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이와 함께 홍 시장이 자신과 가까운 김기현 의원에게 힘을 보탠 것으로도 보인다.

이처럼 '물고 물리는' 주자들의 기 싸움은 유불리를 가를 전대 룰 논의가 본격화하면 한층 노골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지지 후보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다른 당 지지자의 답변을 차단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이 가장 첨예한 대립 지점이다.

나 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작년 당 대표 선거 때 역선택 방지 조항을 뒀기 때문에 이번에 거기에 대해서 논란이 있는 것 자체가 좀 맞지 않는 것"이라며 이 조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심(黨心)' 공략에 적극적인 김 의원 역시 역선택 방지 조항에 찬성하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반대로 유 전 의원 입장에선 역선택 방지 조항에 거부감을 가질 것으로 관측된다.

유 전 의원은 최근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당 대표 적합도 1위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기사를 SNS에 올리면서 역선택 주장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바 있다.

해당 기사에 "일각에선 유 전 의원의 선전이 역선택으로 보기만은 어려운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는 대목이 있어서다.

이날 유 전 의원의 출마를 촉구한 안 전 의원도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에 부정적 입장으로 선회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밖에 당원 및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조정하고, 예비 경선(컷오프) 등의 룰을 도입하는 것을 놓고서도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6·11 전대에서 이준석 전 대표는 30% 비율의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몰표를 받은 결과, 당원 투표(70%)에서 1위를 차지한 나경원 전 의원을 꺾고 당선된 바 있다.

다만, 전대 준비를 책임지는 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선 전대 주자들의 이러한 움직임에 조기 과열된 측면이 있다는 기류다.

비대위 차원에선 전대 룰은커녕 전대 시기조차도 전혀 거론되지 않고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김행 비대위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금 시급한 것은 당의 안정화를 위한 당무감사와 사고 당협 재정비, 윤석열 정부를 지원할 입법 활동, 그리고 단일대오 형성"이라며 "비대위에선 전대의 'ㅈ'자도 안 나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