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건은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하나원큐 K리그1 2022 파이널B 35라운드 홈 경기에서 0-0 무승부에 힘을 보탰다.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는 양형모(31)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노동건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첫 경기를 소화했다.
K리그1에서 골키퍼 장갑을 낀 건 지난해 12월 5일 수원FC전 이후 10개월 만이다.
경기 뒤 만난 노동건은 "기다려 주신 팬들이 있다.
무실점에 승리까지 선물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지만, 그래도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에서 이렇게 인사를 드릴 수 있어 팬들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랜만에 그라운드에 나서는 만큼 걱정을 사기도 했으나 그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이병근 수원 감독도 "잔 실수는 있었지만, 큰 실수는 없었다.
높게 평가하고 싶다"며 "동건이가 그동안 아픔이 있었지만, 오늘 경기를 봤을 때 양형모와 경쟁을 더 시켜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오늘 세이브도 나온 만큼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가능성을 봤다"고 평가했다.
"신인도 아닌데 긴장이 많이 됐다"면서도 노동건은 "아무래도 슈퍼매치이고,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 보니 부담이 없지는 않았다.
그런데 막상 경기장에 들어가니 내가 10년 넘게 해온 그 경기였다.
동료들이 다독여주고 좋은 말들을 해 줘 경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
자신감은 항상 있었다"며 웃어 보였다.
하지만 스스로 높은 점수를 주지는 않았다.
그는 "오늘은 절반, 50점 경기다.
감독님도 많은 생각을 하시고 나를 선택하셨을 텐데 무실점으로 보답한 건 감사한 일이다.
남은 경기에서도 기회를 주신다면, 더 좋은 모습으로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세 경기에선 형모가 복귀를 할 수도 있고, 내가 뛸 수도 있고 (박)지민이도 있다.
팀을 생각하면 최고의 컨디션을 가진 선수가 뛰는 게 맞다"라면서 "만약 거기서 내가 선택된다면 오늘 팬들에게 가져다드리지 못한 승리를 꼭 보여드리고, 세 경기에서 전부 다 클린시트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경기를 마친 노동건은 그간 한결같이 힘이 돼 준 아내를 떠올리기도 했다.
"아내가 힘이 많이 됐다"는 그는 "경기를 못 뛰어도 항상 최고라고 해주고, 기회가 오면 더 잘할 거라고 다독여줬다.
그간 나보다 더 힘들어하고 잠도 못 잤을 거다.
집에 들어가면 한번 안아주고 싶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경기장을 떠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