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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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은 코로나19 환자가 더 심한 증상을 겪거나 입원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0일 뉴스메디컬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세인트루이스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은 남성이 정상 남성보다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할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2일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자마네트워크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했다.

그동안 남성호르몬이 코로나19 중증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여러 차례 공개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보다 남성이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병원에 입원할 위험이 더 크기 때문이다. 테스토스테론이 코로나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연구도 있었으나, 이번 연구와는 반대되는 결과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기 전인 2020년에 양성 판정을 받은 남성 723명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해 이들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파악했다. 연구팀은 세인트루이스 지역 내 병원 시스템과 환자 정보를 활용했으며, 일부 환자는 회복된 후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 427명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정상(데시리터 당 300~1000나노그램)이었으며, 116명은 수치가 낮은 것(데시리터당 200나노그램 미만)으로 확인됐다. 이전에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았지만 치료를 받고 있는 남성은 180명이었다.

연구팀이 연령, BMI, 인종, 민족, 면역억제제 또는 기저질환 등을 조정해 분석한 결과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은 집단은 정상 집단보다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할 위험이 2.4배 컸다.

반면 과거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았으나 호르몬 대체 요법을 통해 치료받은 남성은 정상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기록한 남성보다 입원 가능성이 높지 않았다.

연구팀은 "팬데믹 초기에 고령자와 비만 남성이 코로나19로 인해 병원에 입원할 가능성이 더 높았는데, 이는 낮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코로나19 위험과 관련이 있다고 가정한 이유"라며 "테스토스테론 치료가 코로나19 입원 위험을 낮췄으며, 이 호르몬을 코로나19 입원에 영향을 주는 위험요소로 간주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성호르몬 치료를 코로나19 입원 예방을 위한 치료법으로 권하기는 이르다는 것이 연구팀의 판단이다.

연구팀은 "테스토스테론 요법이 코로나19 중증화 위험을 낮출 수 있지만 심혈관 위험이 큰 환자는 의료진과 호르몬 요법에 대해 상의할 필요가 있다"며 "정확한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관찰이 아닌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