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유럽 에너지위기+고금리…파고 휩싸인 코스피 [증시 개장 전 꼭 알아야 할 5가지]
'킹달러' 시대가 굳어지고 있다. 러시아발 에너지위기는 유럽을 강타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대폭 금리인상 우려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대내외 악재에 휩싸인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코스피 2400선 지켜낼까

7일 국내 증시는 글로벌 달러화 초강세, 미국 금리 상승 등에 따른 선진국 증시 약세 영향을 받아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금리 상승이 주식시장에 이중 부담을 주고 있는 형국"이라며 "한국은 추석 장기 휴장을 앞두고 있어 연휴기간 중 발생 가능한 대외 불확실성을 염려한 거래 부진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1380원대 근처까지 진입한 원달러 환율 급등 구간에서도 양호했던 외국인 수급 환경은 이번주 남은 2거래일동안 보수적으로 바뀔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외국인의 전기전자 업종 순매도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 중"이라며 "지속적인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 상승과 외국인 자금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MSCI 한국 지수 ETF는 1.73%, MSCI 신흥 지수 ETF는 1.19% 하락했다"며 "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377.94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원달러 환율은 5원 상승 출발, 코스피는 0.5% 내외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美 증시 하락세 지속+유가 보합

미국 증시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6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173.14포인트(0.55%) 하락한 3만1145.30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 대비 16.07포인트(0.41%) 떨어진 3908.19까지 밀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85.95포인트(0.74%) 하락한 1만1544.91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의 8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31만5000 명 증가해 7월(52만6000 명 증가) 수준에는 못 미쳤으나 월가의 예상치(31만8000 명 증가)에는 대체로 부합했다. 8월 실업률은 반세기만의 최저치에서 소폭 올라 3.7%를 나타냈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계절조정)는 43.7로 집계됐다. 수치는 50을 밑돌아 서비스 업황이 위축세를 보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유가는 중국의 봉쇄 조치 연장 소식과 산유국들의 감산 소식에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센트(0.01%) 오른 배럴당 86.88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의 연장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 우려, 에너지 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등이 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를 부추겼다.

■ 러시아발 에너지위기 유럽 강타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가 유럽을 강타하고 있다. 많은 유럽인이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공과금을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샤워는 직장에서 하고 생활비 절약을 위해 하루 한 끼 식사만 하는 등 눈물겨운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외신들이 앞다퉈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 가스 가격의 지표인 네덜란드 TTF는 지난 12개월 동안 550% 급등했다. 영국의 에너지 규제기관 오프젬(Ofgem)은 최근 표준가구의 가정용 전기·가스 요금이 10월부터 연 3549파운드(약 560만 원)로 80%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구당 월평균 50만 원 가까운 돈을 에너지 비용으로만 지출하게 되는 셈이다.

에너지 위기로 인한 생활고가 심각해지자 영국의 새 수장으로 결정된 리즈 트러스 총리 내정자는 10월부터 가계 에너지 요금 80% 인상 계획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BBC 등이 보도했다. 정부가 차입금으로 에너지 요금 동결에 따른 비용을 충당하고 10∼15년에 걸쳐 에너지 세금으로 회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백악관 "韓 전기차 차별 우려 심각하게 받아들여"

미국을 방문한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은 6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및 의회 측과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에 대한 협의에 착수했다. 안 본부장은 이날 미국 상·하원 및 백악관 관계자를 잇따라 만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피해 문제에 대한 시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오전에는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동, 정부의 공식 입장을 전달하고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한다.

정부는 미국 본토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한정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현행 IRA 규정은 명백히 자유무역협정(FTA)에 위배된다는 점 등을 들어 현대차 북미 전기차 공장이 완공되는 2025년까지 유예 등을 포함한 법 개정을 미측에 요청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화상 브리핑에서 IRA 시행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와 관련, "한국의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늘 그랬든 우리는 진지하게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향후 몇 달간 (IRA 시행을 위한) 국내 규칙을 제정하면서 더 세부적인 내용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국이 한국산 전기차를 차별하면서 한미 양국 정부 간 경제 협력 논의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산 전기차 차별로 미국에 뒤통수를 맞았다는 말까지 국내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양국간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느냐는 인식에서다.

■ 상품수지 10년3개월만에 적자

지난 7월 경상수지가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흑자 규모는 감소했고 원자재 등 수입 가격 상승으로 상품수지는 10년 3개월 만에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10억9000만달러(약 1조5037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2020년 5월 이후 올해 3월까지 23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하다가 4월 수입 급증과 해외 배당이 겹치면서 적자를 냈고, 5월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석 달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7월 흑자액은 작년 같은 달(77억1천만달러)보다 66억2천만달러 감소했다.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가 1년 전보다 67억3000만달러나 줄어 11억8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 적자는 2012년 4월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