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음악 편곡한 '디즈니북' 발매…"편곡만 4년 걸린 앨범"
피아니스트 랑랑 "꿈꿔온 디즈니 앨범…배경음악에 머물지 않길"
중국 출신의 세계적 피아니스트 랑랑(40)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음악들을 편곡해 피아노곡으로 재탄생 시켰다.

독일 베를린에 머무는 랑랑은 30일 한국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내달 16일 발매되는 '디즈니 북'(The Disney Book)에 대해 "오랫동안 꿈꿔온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디즈니 음악은) 모두가 알고 있는 곡이기도 하고, 이미 모두에게 친숙하다 보니 피아노곡으로 만드는 게 쉽지 않았다"며 "이 앨범이 피아노로 연주한 배경음악으로만 여겨지지 않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디즈니 북'은 디즈니 10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으로 '피노키오', '백설공주' 등 디즈니 초창기 작품부터 '겨울왕국', '소울', '엔칸토' 등 최신작까지의 곡들이 수록됐다.

랑랑은 "편곡에만 4년이 걸렸는데 장대한 작업이었고, 쉽지 않았다"며 "쇼팽, 드뷔시, 라흐마니노프 등의 곡처럼 유명 클래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곡들이 되길 원했고, 그들(유명 작곡가들)이 어떻게 해석했을지에 주안점을 두고 작업했다"고 말했다.

랑랑은 인터뷰 도중 직접 피아노 연주를 해 보이며 원곡들에 어떤 느낌으로 해석했는지 보여줬다.

그는 "'정글북'은 모던 재즈로, '라이온킹'과 '덤보'는 드뷔시, ('겨울왕국'의) '렛잇고'는 라흐마니노프 등의 스타일로 편곡해봤다"며 "또 '엔칸토'는 라틴재즈, '소울'은 뉴올리언스재즈로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수록곡 가운데 '피노키오'의 주제가 'When You Wish Upon A Star'는 랑랑의 아내인 한국계 독일인 피아니스트 지나 앨리스가 영어와 한국어로 불러 특별함을 더했다.

이 곡은 랑랑과 지나가 아들에게 헌정하는 곡이다.

디즈니 명곡들을 피아노 클래식 스타일로 바꾸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기존 작업과 기술적인 부분이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편곡에 자율성이 좀 더 주어졌다고 했다.

랑랑은 "예전에는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확신을 가지고 녹음을 했는데, 이번 앨범은 녹음한 뒤 악보를 절반 이상 새롭게 고쳤다"며 "세계적인 편곡가부터 클래식, 팝뮤직 전문가들이 참여했으며, 여러 가지 음악이 조합된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작업에서 상당히 좋았던 부분은 악보에서 음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 이를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베토벤 곡을 작업하면서 음을 하나라도 바꾸면 베토벤이 쫓아오는 악몽을 꿀 텐데, 이번 작업은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녹음을 해서 완성도를 높였고, 이전보다 앨범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세세하게 참여했다"며 "상당히 오랜 기간 공들여 만든 앨범"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랑랑은 한국 공연 계획에 대해서는 "빠르면 올해도 될 수가 있겠지만, 아마도 내년 여름 정도에 한국에 방문해서 연주회를 가질 수 있을지 논의하고 있다"며 "한국은 음악에 있어서 중요한 국가고, 기회가 되는 한 한국을 방문해 연주하고 싶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