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가람 "지소연 언니 별명 잇게 돼 부담…영광스럽기도 해"
후배 '천메시' 만난 '지메시' 지소연…"저는 이제 내려놔야죠"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에 두 명의 '메시'가 모였다.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를 빗대 '지메시'로 불려온 지소연(31·수원FC)과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천메시'라는 별명을 얻은 천가람(20·울산과학대)이 나란히 대표팀 소집 명단에 든 것이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 대표팀은 29일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소집했다.

천가람은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됐다.

소집 첫날 오전 훈련을 마친 지소연은 천가람에 대해 "드리블이 장점인 친구더라. 아직 체력 테스트만 해서 아직 공을 같이 못 차봤지만, 어떤 스타일의 선수인지 궁금하다"며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게끔 언니들이 잘 이끌어가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팀에 메시가 두 명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저는 이제 (메시 타이틀을) 내려놔야죠"라며 웃었다.

이어 "내년에 있을 월드컵에서 함께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으면 좋겠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할 거로 생각하기 때문에 너무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다"며 후배를 다독였다.

지소연은 후배들의 성장을 간절히 바란다.

그는 "사실 U-20 월드컵이 아직도 진행 중인 만큼, 20세 이하 대표팀 선수들이 여기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은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었기 때문에 (조기 탈락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면서 "그래도 어린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경험 있는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 더 발전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기대가 많이 된다"고 했다.

후배 '천메시' 만난 '지메시' 지소연…"저는 이제 내려놔야죠"
2010년 U-20 월드컵에서 한국이 3위에 오르는 데 힘을 보탠 지소연은 "12년 전 일이지만 문득 기억이 난다.

그런 대회를 통해 나도 해외 무대를 다녀오고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비록 이번 대회는 끝났지만,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있는 만큼 어린 선수들이 좌절하지 않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열심히 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소연의 당부를 들은 천가람은 "부족한 게 많지만, 언니들 옆에서 많이 배우고 성장해 내년 월드컵에 같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천메시'라는 별명에 대해서는 "한국 여자축구하면 지소연 언니인데, 그 별명을 이어간다는 게 조금 부담이 되기도 하고 영광스럽기도 하다"며 수줍게 미소를 짓기도 했다.

"대표팀에 온 것 자체가 영광스럽고, 존경하는 언니들과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설렌다"는 그는 "감독님과 코치님들, 언니들이 긴장하지 말고 실수해도 되니 자신 있게 계속 도전해보라고 하셨다.

나도 그렇게 해볼 생각"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훈련에 돌입한 벨호는 다음 달 3일 오후 5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자메이카와 역대 처음으로 대결한다.

6일에는 연습 경기도 예정돼 있다.

지소연은 "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에서 좋은 상대를 만나게 됐다.

자메이카 같은 팀과 경기를 하는 건 생소한데,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기회가 될 것"이라며 "자메이카에는 유럽에서 뛰는 선수가 많고 키 180㎝가 넘는 선수들도 있다.

우리가 피지컬적으로 약한데 더 강하게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경기 시작 전부터 강하게 마음을 먹고 부딪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