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설에 휩싸인 프로축구 성남FC를 K리그 무대에서 계속 보고 싶은 팬들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행동으로 선수단에 힘을 실었다.

28일 성남FC와 수원FC의 K리그1 23라운드 경기가 열린 성남 탄천종합운동장 관중석에서는 여러 차례 대형 걸개가 오르내렸다.

걸개엔 '너희는 경기에만 집중해 팀은 우리가 지킬게', '#연고이전반대 #성남FC해체반대', '우리의 색은 정치색이 아닌 검정색', '성남FC이기에 우리가 존재한다. 성남의 역사는 이곳에서 이어진다' 등의 문구가 짙게 찍혀 있었다.

기업구단이던 성남일화 시절까지 포함해 33년의 역사를 지닌 성남FC의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면서 나온 팬들의 목소리다.

성남은 최근 구단주인 신상진 성남시장의 언론 인터뷰를 계기로 매각설에 휩싸였다.

신 시장은 한 주간지 인터뷰에서 '대기업 후원금 유용 의혹'으로 구단이 수사를 받는 점을 언급하면서 "성남FC 하면 비리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런 구단의 구단주를 하고 싶지 않다. 기업에 매각하거나 어떤 제3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맞물려 구단의 용인시 매각이 유력하며, 세미프로리그인 K3, K4리그에서 경쟁하게 될 것이라는 설까지 나와 K리그1 최하위에 머물러 강등 갈림길에서 싸우고 있는 선수단은 안팎으로 어수선한 상황에 놓였다.

신 시장의 인터뷰 내용 공개 이후 성남 서포터스 '블랙리스트'가 SNS를 통해 성명을 냈고, 이날 경기 전엔 탄천종합운동장 게이트 주변에서 해체 반대 서명 운동도 진행되는 등 팬들은 '성남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경기 중 성남 홈 응원석에서 걸개가 올라올 때 수원FC 팬들이 자리 잡은 반대편 원정 관중석에서도 'STAY 성남', '걸개는 빼앗겨도 성남은 뺏기지 않아' 등 지지 걸개가 펼쳐져 응원 팀을 초월한 연대를 표현했다.

팬들의 열띤 응원을 등에 업은 성남은 이날 외국인 선수 뮬리치, 팔라시오스의 득점포에 힘입어 이승우가 한 골을 만회한 수원FC를 2-1로 제압, 3연패에서 벗어나며 최하위 탈출의 희망을 발견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