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라와와 ACL 준결승서 승부차기 명승부 끝에 무릎
3경기 연속 연장전에 줄부상·골잡이 충격 등 온갖 악재
김상식 전북 감독 "K리그 자존심 지켜준 선수들 고마워"
"K리그의 자부심을 끝까지 지켜준 선수들에게 고맙습니다.

"
김상식 전북 현대 감독은 일본 우라와 레즈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패배한 뒤 이렇게 말했다.

전북은 25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서 1-3으로 져 탈락했다.

6년 만의 우승 도전은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은 "살인적인 일정이었다.

우리 선수들이 120분간 최선을 다해 싸워줬다.

선수들을 어떻게 위로하고, 또 고마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북은 실로 살인적인 토너먼트를 펼쳤다.

김상식 전북 감독 "K리그 자존심 지켜준 선수들 고마워"
16강전에서 대구FC, 8강전에서 비셀 고베를 상대로 계속 120분 연장 승부를 치러야 했다.

그러다 보니 핵심 선수들 대다수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강철 체력'을 자랑하는 국가대표 풀백 김진수마저도 전반전부터 허벅지를 매만지며 불편해했다.

김진수는 그런데도 이날 연장전까지 풀타임을 소화했다.

구스타보는 전반 8분에 상대 골키퍼와 크게 충돌해 잠시 실신한 듯한 모습이었다.

구스타보는 결국 제기량을 완전히 펼쳐 보이지 못했다.

이런 난관 속에서도 전북은 뜨거운 투쟁심을 보여줬다.

전반 11분 만에 선제골을 내준 전북은 후반 10분 백승호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더니 연장 후반 11분 한교원의 역전 골까지 터지며 결승행을 이루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 15분 카스페르 준커에게 통한의 동점 골을 얻어맞았고, 승부차기 끝에 졌다.

김상식 전북 감독 "K리그 자존심 지켜준 선수들 고마워"
김 감독은 "연장 후반에 역전했지만,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했다.

두고두고 아쉽다"면서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전북 현대의 자부심, K리그의 자부심을 끝까지 지켜줬다"고 말했다.

전북은 승부차기에서 무려 3명의 선수가 실축했다.

첫 키커로 나섰으나 실축한 베테랑 김보경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김 감독은 "누구나 승부차기에서 못 넣을 수 있다.

(김보경이) 절대 기죽지 말고 K리그에서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열성적이기로 유명한 우라와 서포터스는 전북 선수들이 페널티킥을 찰 때면 집중력을 흐트러지게 하려고 대형 깃발들을 위아래로 흔들었다.

우라와 서포터스 특유의 '방해 공작'이다.

김상식 전북 감독 "K리그 자존심 지켜준 선수들 고마워"
김 감독은 "나도 선수 때 승부차기에서 우라와 팬들의 깃발에 위축이 된 적이 있다"면서 "승부차기에서는 실력뿐 아니라 운도 필요하다.

실축한 선수들이 기죽지 않았으면 한다"고 거듭 말했다.

전북이 도전할 수 있는 우승 트로피는 이제 대한축구협회 FA컵과 K리그1 우승컵, 2개만 남았다.

정규리그에서 전북은 선두 울산 현대에 승점 9차로 뒤져있다.

챔피언 타이틀을 지켜내려면 갈 길이 바쁘다.

김 감독은 "선수들 체력을 빨리 회복해서 다가오는 29일 정규리그 포항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