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연수원에 흰색 티셔츠 차림으로 101명 집결…통합·도약 다짐
주호영 "野 저급해도 우리는 고상하게 민심 얻어야"…장차관도 총출동
'수해 실언' 김성원은 불참…입단속에도 외부인사 특강서 '발언 사고'도
尹정부 첫 연찬회서 한자리 모인 與…"두배 세배 더 뛰어야"(종합)
국민의힘 의원들은 25일 충남 천안의 재능교육연수원에 모여 통합과 도약을 다짐했다.

윤석열 정부 집권 이후 처음으로 열린 이날 연찬회는 정기국회를 앞두고 전열을 정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연찬회에는 해외 출장 중인 인원을 제외한 101명의 의원이 참석해 사실상 전원이 모였다.

이들은 정장과 금배지 대신 붉은색 국민의힘 로고가 새겨진 흰색 티셔츠 차림으로 연수원에 총집결했다.

행사장에는 '통합·민생·미래 대도약'이라고 적힌 펼침막도 걸렸다.

'여소야대' 상황을 극복하고 집권여당으로써 미래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정당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슬로건이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안팎의 내홍 상황을 의식한 듯 '책임 있는 여당'의 모습을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여당이 된 이후 첫 연찬회라 어깨가 무겁고, 많은 책임을 느낀다.

여당은 국민과 역사 앞에 무한책임을 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야당이 저급하게 가더라도 우리는 고상하게 가서 민심을 얻어야 하고, 야당의 반대가 있더라도 국민의 지지로 국정 동력을 얻어야 한다"며 "초심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번 정기국회를 대도약 국회로 만들겠다"며 "여야 협치를 바탕으로 한 국민 대통합, 민생위기 극복과 경제회복, 개혁과제 추진과 규제혁신으로 대한민국이 미래로 대도약 하는 발판을 만들어갈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 잘하는 집권여당'의 비전도 내세웠다.

그는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국민이 보여준 지지에 보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야당보다 두 배, 세 배 더 발로 뛰어야 한다"며 "민생을 살리고, 국민을 편안하게 해드리는 책임 있는 집권여당, 일 잘하는 집권여당의 모습을 보이도록 모두 합심해달라"고 당부했다.

尹정부 첫 연찬회서 한자리 모인 與…"두배 세배 더 뛰어야"(종합)
◇ 尹정부 '뒷받침'할 법안·예산 챙기기
윤석열 정부 첫 정기국회를 준비하기 위해 모인 자리인 만큼 법안과 예산으로 정부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여당의 의지도 읽을 수 있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원들에게 정기국회 주요 입법 과제와 2023년도 예산안 방향을 설명했다.

성 정책위의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민간 활력을 증진해 경제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신발 속 돌멩이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고 규제 개혁의 시급성도 강조했다.

국정감사와 관련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부동산 정책 등을 심도 있게 점검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송 원내수석은 의원들에게 정기국회 우선 처리해야 할 127개의 민생개혁법안을 공유하고, 상임위 별로 처리 상황을 점검해달라고 주문했다.

내년도 예산에 대해선 "국민 눈높이 맞춤형 예산처리가 돼야 한다"며 "재정이 어려운 상황이니 건전 재정을 위해 예산 누수를 방지해달라"고 강조했다.

김석기 사무총장은 "윤석열 정부가 사실 잘하는 게 많지 않으냐"며 "탈원전 정책을 완전히 정상화하는 것 하나만 해도 국민들에게는 매우 큰 변화"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당원들에게 윤석열 정부의 철학과 당의 입장, 중요 정책을 소개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尹정부 첫 연찬회서 한자리 모인 與…"두배 세배 더 뛰어야"(종합)
◇ '연금개혁' 등 특강에 분임토의…장차관 총출동
국정을 책임질 여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도 주력했다.

1박 2일 일정의 연찬회 첫날 스케줄은 특강과 분임토의 등으로 빽빽하게 짜였다.

연금 전문가인 순천향대 김용하 교수는 '연금 개혁의 쟁점과 방향'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연금개혁을 추진해 책임정당으로 기억될 것인지, 연금개혁을 하지 않고 미래 연금을 파탄시킨 전 정권과 같은 공범자가 될 것인지에 대한 결단이 필요하다"며 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교수는 구체적으로 현재 9%인 연금 보험료율을 단계적으로 17%까지 상향, 연금 지급 개시 연령을 현행 만 65세에서 만 68세로 상향하는 안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의원들은 김 교수의 발언을 적어가며 강의를 경청했다.

김 교수의 강연이 끝나자 김상훈 박수영 김미애 의원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

잡담할 틈도 없이 10분의 휴식 시간이 주어진 후에는 경제 전문가인 윤희숙 전 의원이 연단에 섰다.

윤 전 의원은 '다시 뛰는 대한민국 경제'라는 주제로 한국 경제에 대한 조언을 쏟아냈다.

윤 전 의원은 최근 당내 분란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공적인 해결방식을 보여달라는 것인데, 밖에서 봤을 때 최근 우리 당은 매우 사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그 때문에) 국민들이 외면하고 있고 우리 지지자들도 점점 외면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진 분임토의 시간에는 상임위별로 조를 나눠 정책 분야별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는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 의원 출신 장관들도 참석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장관 16명과 차관 23명, 외청장 24명 등 정부 인사들도 총출동해 당정 간 정책에 머리를 맞대는 시간을 가졌다.

尹정부 첫 연찬회서 한자리 모인 與…"두배 세배 더 뛰어야"(종합)
◇ '수해 실언' 김성원은 불참…입단속에도 외부인사 특강 '사고'에 어수선
이날 행사장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격려차 보낸 아이스 커피가 준비됐다.

국민의힘 소속인 홍준표 대구시장이 보낸 콜라, 박상돈 천안시장이 보낸 호두과자 등도 눈에 띄었다.

경제위기와 수해 상황 등을 고려해 술은 일절 반입이 금지됐다.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도 눈길을 끌었다.

장 의원은 개회식 후 뒤늦게 연찬회에 참석했다.

장 의원의 등장에 기자들의 관심이 집중되자 몇몇 의원들은 장 의원을 향해 "스타는 다르네"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장 의원은 전당대회 시기 등 당내 현안 관련 민감한 질문이 쏟아지자 "공부하러 온 것이니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며 답을 피했다.

장 의원은 이날 윤 대통령이 만찬에 참석하기 전 연찬회를 떠났다.

수해 관련 실언으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를 받은 김성원 의원은 이날 연찬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잇따른 말실수에 홍역을 치른 국민의힘은 의원들에게 '입단속'을 신신당부했지만, 사고는 다른 데서 터졌다.

이날 특강을 진행한 전직 당구선수 차유람 씨의 남편 이지성 작가는 "국민의힘에는 젊음, 여성의 이미지 두 가지가 부족하다"며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배현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을 거론해 논란이 일었다.

한편, 국민의힘은 연찬회 이틀째인 26일 자유토론 후 결의문 채택으로 1박2일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결의문에는 최근 당내 갈등에 대한 사죄와 민생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