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보도…"코로나發 공급망 단절·엔화 약세 영향도"
일본 기업이 중국 공장을 본국으로 이전하거나 국내 생산을 늘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중국에 집중됐던 가전 공장을 일본이나 아시아로 분산하기 시작했다.

청소기 공장을 일본 사가현으로 옮기고 세탁기도 국내 생산을 강화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 상하이 도시 봉쇄와 반도체 부족으로 내수용 가전 공급이 막힘에 따라 국내 생산 확대에 나선 것이다.

마쓰다자동차도 상하이 봉쇄와 반도체 부족 영향으로 올해 4∼6월 판매 대수가 작년 동기 대비 34%나 감소함에 따라 국내 부품 생산을 늘려 주력 공장이 있는 일본 내 생산을 안정시킬 계획이다.

아사히는 이런 움직임의 배경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급망 단절과 경제안보 의식 고조"를 꼽았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 경제안보를 염두에 두고 일본 내 생산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업과 정부가 함께 움직이고 있다.

일본 반도체 기업인 키옥시아는 1조엔(약 9조8천억원)을 투입해 이와테현에 공장을 짓고 있다.

일본 정부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일본 업체인 소니, 덴소와 함께 구마모토현에서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에 최대 4천760억엔(약 4조6천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엔화 약세로 일본 내 생산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것도 해외 공장의 국내 이전 배경으로 꼽힌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화장품 브랜드인 시세이도는 최근 3년 동안 국내 공장 생산을 두 배로 늘려 현재 주력 스킨케어 제품은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의료업체인 월드도 해외 생산 공장을 국내로 이전하기 시작했다.

우선은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고가 제품이 대상이며, 향후에는 대부분의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그러나 해외 생산거점의 국내 이전을 선택하는 일본 기업은 아직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도쿄상공리서치의 이달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원자재와 부품 조달에 지연이 발생한 기업 4천352곳 가운데 대응책으로 '국내 복귀'를 꼽은 회사는 135개사로 3.1%에 그쳤다.

2천32개사(46.6%)는 대응책으로 '조달처 분산'을 꼽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