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이집트에서 8천800억원 규모의 전동차 320량 공급사업을 수주했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이집트 터널청과 이날(현지시각) 이집트 북부의 알라메인시티에서 '카이로 메트로 2·3호선 전동차량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현대로템은 2028년까지 카이로 메트로에 사용될 전동차 320량(2호선 56량, 3호선 264량)을 공급하게 된다.

계약금액은 6억6천만달러(약 8천600억원)다.

전체 전동차 물량의 25%는 이집트 국영철도산업회사(NERIC)와 함께 제작하며, 향후 8년간 차량 유지·보수도 함께 담당한다.

현대로템은 이미 지난 10년간 카이로 메트로 1·2·3호선 사업에 참여해 약 1조원 규모의 전동차(484량)를 납품하며 이집트 시장에서 신뢰를 쌓았다.

현대로템은 이번에 세계 최대 철도차량 제조사로 꼽히는 중국 국영기업 중궈중처(中國中車)와 스페인의 철도운송장비 제조회사 CAF와 입찰 경쟁을 벌인 끝에 사업을 따냈다.

수주 과정에서 정부도 힘을 보탰다.

지난 2월 노형욱 전 국토부 장관이 이집트를 방문해 교통부 장관과 '한-이집트 철도 분야 협력 MOU(업무협약)'를 체결하고 한국 기업의 사업 참여를 논의했다.

지난달에는 기획재정부와 수출입은행이 각각 4억6천만달러, 1억달러 규모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과 수출금융을 지원하기로 하며 측면 지원했다.

안진애 국토부 해외건설지원과장은 "이번 수주는 우리의 우수한 철도차량 기술과 정부의 적극적인 수주외교가 결합된 'K-인프라'의 수출 성과"라며 "국내 일자리 창출과 함께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동반 진출을 통한 국내 산업생태계 조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카멜 엘 와지르 이집트 교통부 장관은 "과거 이집트 정부는 한국 정부와 현대로템과 계약을 체결해 성공한 경험이 있다"며 "다시 한번 협력하게 되어 기쁘다.

다시 한번 성공적인 협력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현지 정부를 상대로 수주 지원 활동을 해온 홍진욱 주이집트 한국대사는 "이번 사업은 교통 인프라 개선을 통한 이집트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한-이집트 경제협력의 상징적 성과"라며 "앞으로도 우리 기업의 이집트 시장 진출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