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유해란, 상금·대상 경쟁 분수령
100㎜ 러프와 싸움…KLPGA 메이저 한화클래식 25일 개막
'러프에 빠지면 무조건 1타 손해?'
오는 25일부터 나흘 동안 강원도 춘천시 제이드 팰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한화클래식(총상금 14억원)은 러프와 싸움이 될 전망이다.

대회를 개최하는 제이드 팰리스 골프클럽은 페어웨이의 폭을 좁히고 러프의 길이를 길러 정확한 샷이 아니면 그린 공략이 거의 불가능하도록 코스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파4홀과 파5홀 페어웨이 폭은 15m 안팎이다.

티박스에서 보면 개미허리가 따로 없다.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깊은 러프가 도사리고 있다.

러프 길이는 무려 100㎜에 이른다.

이 러프를 기르는 데 석 달이 걸렸다.

러프 길이가 60㎜를 넘으면 원하는 거리와 방향으로 공을 보내기 힘들다.

100㎜면 거의 불가능하다.

연습 라운드를 치러본 선수들은 혀를 내둘렀다.

러프에 빠지면 무조건 1타 손해 본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러프에서 무리하게 샷을 하려다 손목을 다치는 불상사도 생길 수 있다는 걱정도 했다.

주최 측은 제이드 팰리스 골프클럽에서 4차례 열린 한화 클래식에서 코스 세팅이 너무 쉬워 메이저대회다운 변별력이 부족했다고 판단해 이번 대회는 깊은 러프와 좁은 페어웨이, 빠르고 단단한 그린으로 무장했다.

작년 이 대회 우승 스코어는 19언더파였다.

올해는 언더파만 쳐도 우승이 가능하다는 예상이 조심스럽게 나올 만큼 코스가 어려워졌다.

우승 상금이 2억5천200만 원에 이르고, 각종 포인트도 일반 대회 곱절인 만큼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도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 3승을 따내며 독주하는 듯했던 박민지는 상금랭킹 1위는 여전히 지키고 있지만, 어느새 턱밑까지 따라 잡혔다.

2위 유해란(21)이 불과 5천621만원 차이로 추격했고, 박지영(26), 임희정(22), 조아연(22), 지한솔(26) 등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산술적으로 박민지를 추월할 수 있는 선수도 6명이나 된다.

100㎜ 러프와 싸움…KLPGA 메이저 한화클래식 25일 개막
박민지는 이번 한화 클래식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다면 상금왕 경쟁에서 한결 여유를 누리게 된다.

대상 포인트 경쟁에서도 3위로 밀린 박민지는 1위 유해란과 격차를 단숨에 좁혀 대상과 상금왕 2연패의 든든한 밑천을 마련할 수 있다.

프랑스 원정 이후 떨어진 샷과 퍼팅 감각을 얼마나 끌어올리냐가 박민지에겐 숙제다.

박민지는 에비앙 마스터스에 출전하고 돌아온 후 3차례 대회에서 모두 20위권에 머물렀다.

유해란은 상금랭킹과 대상 1위를 한꺼번의 손에 넣을 기회다.

그린 적중률 2위(80%)를 앞세워 평균타수 1위(69.9타)를 달리는 유해란은 최근 치른 6개 대회에서 5번이나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등 상승세를 탔다.

21일 끝난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도 준우승했다.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대회 3연패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컷 탈락의 쓴맛을 봤던 임희정(22)도 주목할 선수다.

임희정은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로 한화 클래식을 여러 번 지목할 만큼 이 대회에 욕심이 많다.

2018년 이 대회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 최종일 부진으로 3위로 마쳤던 이소영(25)과 제이드 팰리스 골프클럽에서 처음 열린 2017년 대회에서 우승한 오지현(26)도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100㎜ 러프와 싸움…KLPGA 메이저 한화클래식 25일 개막
이소영은 14일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에서 2년 3개월의 침묵을 깨고 통산 6승째를 따내며 사기가 올랐다.

131개 대회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감이 충만한 한진선(25)은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 5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매치플레이에서 LPGA 투어 한국인 최고령 기록(36세 17일)을 세운 지은희(36)와 지난 7일 일본여자프로골프 홋카이도 메이지컵을 제패한 이민영(30), LPGA투어에서 7승을 올린 김인경(34)과 신지은(30)이 오랜만에 국내 팬 앞에서 경기한다.

100㎜ 러프와 싸움…KLPGA 메이저 한화클래식 25일 개막
작년 우승자 이다연(25)은 팔꿈치 부상이 심해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다연은 상반기 마지막 대회 호반 서울신문 위민스 클래식 이후 열린 3개 대회도 모두 건너뛰고 치료를 받는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