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사우디 이미지 심기 위해 한국에 적극적 구애

'유류세 0원'을 내세운 사우디아항공(SAUDIA)이 첫 취항부터 만석에 가까운 탑승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에 제다∼리야드∼인천 노선에 취항한 사우디아항공은 1945년 설립된 사우디아라비아 왕국 국적 항공사로 중동 최대 항공사 중 하나다.

특히 영상 40도가 넘는 열사의 땅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현장에서 오일달러를 벌어들인 건설 역군을 실어날랐던 항공사가 바로 사우디아항공이었다.

그 사우디아항공이 32년 만에 다시 한국 땅을 오가는 항공편을 띄웠다.

매주 화, 목, 토요일 주 3회 항공편을 운항한다.

제다에서 새벽 시간 출발한 첫 항공편은 리야드에서 짧게 경유한 뒤 오후 7시 5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가 약 2시간 뒤에 인천공항을 출발한다.

이날 오후 9시 40분 인천공항을 출발한 항공편은 다음 날 리야드에 오전 2시 10분에, 제다에는 오전 4시 35분 도착한다.

처음 운항한 인천발 항공편의 탑승률은 90%로 거의 만석이었다.

앞으로도 9월까지는 이러한 탑승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사우디아항공 한국 영업을 맡은 대주항운은 예상했다.

이처럼 한국 여행자들에게 생소한 사우디아항공이 빠르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이유는 유류세다.

유류세가 아예 없기 때문이다.

탑승객 중 30% 이상이 이 항공편을 유럽으로 가는 환승 목적으로 구매하고 있다고 대주항운은 분석했다.

대부분 유럽 항공사는 유류세만 수십만 원에 달한다.

사우디아항공에 경쟁력이 붙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서울과 사우디를 오가는 항공편은 24개 플랫베드로 구성된 비즈니스 클래스와 274개 좌석으로 구성된 최신식 보잉 787 드림라이너 기종으로 운영된다.

사우디아항공은 국제항공협회(APEX)로부터 친절한 기내 환대와 안전, 우수한 서비스 등 기준으로 월드 클래스 등급상을 받았다.

또 글로벌 항공 평가기관인 스카이트랙스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개선된 항공사'로 선정됐다.

사우디아항공 한국 영업을 맡은 대주항운 관계자는 "현재 유럽으로 향하는 승객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많게는 수십만 원에 달하는 유류세를 내지 않는다는 점이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항공과 사우디아라비아관광청은 여세를 몰아 한국에 사우디아항공의 긍정적 이미지를 심고자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다.

17일 서울 중구 하얏트호텔에서 사미 알 사드한 주한 사우디아라비아 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취항 기념식을 열었고, 전날에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취항식을 개최했다.

사우디아항공 CCO(최고 커머셜 책임자)는 기념식에서 환영사와 함께 자세한 회사 소개를 했다.

사우디아항공은 서울시와 교류 활성화 등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측은 K-콘텐츠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어 한국 방문객도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아항공과 사우디관광청 등이 적극적으로 한국 문을 두드리는 건 '사우디 비전 2030'이라는 캠페인의 일환이다.

이 캠페인은 사우디가 2030년까지 산유국 일변도의 이미지를 벗고 관광, 문화 등 다양한 자원을 보유한 매력 있는 국가임을 세계에 알리고자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