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삼성을 이끌었던 선동열 전 감독은 세대교체를 위해 김상수를 주전 유격수로 활용했고, 전성기가 지난 박진만 대행은 조금씩 자신의 자리를 신인 선수에게 내줘야 했다.
박진만 대행은 그해 6월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2군에서 유격수가 아닌 3루수 훈련을 하기도 했다.
가는 세월은 막을 수 없었다.
박 대행은 2010년 46경기 출전에 그친 뒤 2011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로 이적했다.
이후 김상수는 주전 유격수로 맹활약하며 삼성의 전성기를 이끌었고, 박진만 대행은 SK에서 뛰다 2015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박진만 대행과 김상수의 인연은 계속됐다.
2017년 삼성 코치로 부임한 박진만 대행은 수비 코치로 삼성 내야진을 지휘했다.
그리고 지난 1일엔 사퇴한 허삼영 전 감독을 대신해 감독 대행직에 올랐다.
박진만 대행은 지휘봉을 잡자 선수 시절 자신을 밀어냈던 김상수에게 다시 유격수 자리를 맡겼다.
김상수는 2019년 삼성에 합류한 이학주(롯데 자이언츠)에게 밀려 2루수로 보직을 변경한 뒤 3년 가까이 2루수로 뛰었지만, 박진만 대행은 '유격수 김상수'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김상수는 박 대행 부임 후 4경기에서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고 1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 wiz 전에서도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박진만 대행은 전성기가 지났다고 평가받는 김상수를 여전히 신뢰한다.
자신을 밀어냈던 것처럼, 유격수 자리에서 부활하길 바란다.
박 대행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상수는 자신의 주포지션이었던 유격수를 맡고 활력을 찾은 듯하다"라며 "본인이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던 유격수 자리에서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기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대행은 이어 "그동안 2루수 자리에서 (1루로) 짧은 거리 송구만 하다가 먼 거리를 송구해야 해 부담이 생길 수 있지만,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