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모델은 조코비치, 정현 백핸드와 권순우 드롭샷 배우고 싶다"
올해 신설된 윔블던 테니스대회 14세부 이하 남자 단식에서 초대 챔피언에 등극한 조세혁(14·남원거점스포츠클럽)이 노바크 조코비치(6위·세르비아)를 롤 모델로 꼽으며 앞으로 세계 랭킹 100위 안에 들겠다는 '1차 목표'를 내걸었다.

조세혁은 12일 서울 송파구 대한테니스협회 회의실에서 열린 휠라코리아 후원 조인식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처음에는 상상만 하던 윔블던에 초청받아 영광이었는데 우승까지 하게 돼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아시아테니스연맹 14세 이하 남자 단식 랭킹 1위인 조세혁은 윔블던 이후 프랑스와 독일에서 열린 주니어 대회에서도 1위에 오르며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조세혁은 "자신감이 있어서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면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프랑스, 독일 대회를 돌아보며 "제 장점은 공격, 수비 두루 잘하는 플레이고, 특히 정신력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키 180㎝로 나이에 비해 큰 그는 지금도 키가 자라고 있다.

그는 "체격이나 체력에서 외국 선수들에 밀린지는 않는 것 같다"며 "다만 네트 대시나 드롭샷과 같은 다양한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점은 보완해야 한다"고 자체 진단했다.

정신력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은 조세혁은 "지고 있어도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이어가는 편"이라며 "멘털은 타고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심리 센터를 다니며 관리했다"며 "심리적으로 편안해지면서 더 실력이 좋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코비치를 좋아한다는 조세혁은 "기량과 인성을 두루 갖춘 선수여서 본받고 싶다"며 "윔블던 때 직접 만났는데 생각처럼 놀랍지는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코비치와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물음에는 "(사진 찍는) 대기 줄이 길어서 대화는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잔디코트인 윔블던과 클레이코트에서 열린 프랑스, 독일 대회를 차례로 제패한 조세혁은 "개인적으로 클레이코트가 많이 뛰면서 경기할 수 있어서 선호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 조성규 씨가 전북테니스협회 전무이사를 맡고 있고, 어머니 황선숙 씨도 테니스 선수 출신인 '테니스 가족'이다.

한 살 차이 남동생 조민혁 역시 테니스 선수의 길을 걷고 있다.

아버지를 따라다니다가 6살 때 재미있어 보여서 테니스를 시작했다는 그는 "동생과 복식을 치면 뭔가 잘 안 맞는다"고 장난기 있게 답하기도 했다.

특히 테니스에 전념하기 위해 올해 6월 다니던 중학교를 그만두고 남은 인생을 테니스에 다 걸기로 했을 정도로 각오가 남다르다.

이미 서브 최고 시속 190㎞까지 찍고 있는 그는 "목표는 일단 100위 안에 들어서 메이저 대회에 뛰는 것"이라며 '너무 소박한 목표 아니냐'는 지적에는 "너무 크게 목표를 잡기보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고 싶다"고 의젓하게 답했다.

한국 테니스의 간판격인 정현의 백핸드, 권순우의 드롭샷과 포핸드를 배우고 싶다는 조세혁은 "17살에는 주니어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다시 우승하겠다"고 당찬 각오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