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이후 폭우로 16명 사망·실종…주택·상가 2천676동 침수
차량도 6천여대 침수…대형 손보 5개사 손해액만 774억원 추정
지난 8일부터 중부지방에 폭우가 집중되는 가운데 10일부터 충청권을 중심으로 최대 300㎜ 이상의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해당 자치단체와 주민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0시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경기 양평(용문산) 532.5㎜, 서울(기상청) 525.0㎜, 경기 광주 524.5㎜, 여주(산북) 495.0㎜, 강원 횡성(청일) 365.0㎜, 홍천(시동) 357.0㎜, 평창(면온) 280.0㎜, 춘천(남이섬) 256.5㎜ 등을 기록했다.

충청권에도 비가 쏟아지면서 충북 제천(백운) 216.0㎜, 단양(영춘) 165.0㎜, 충남 당진(신평) 161.5㎜, 대전(장동) 154.0㎜의 강수량을 보이고 있다.

충청권과 전북 북부, 경북 북부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충청권과 경북 북부에 시간당 30㎜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그 밖의 특보 지역에는 10㎜ 내외의 비가 내리고 있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비상 1단계 근무에 돌입했다.

시 자연재난과와 관련 부서 직원 29명은 이날 오전 3시부터 비상근무에 들어가 호우 피해에 대비하고 있다.

충남도는 집중호우에 대비해 도에서 30명, 시·군에서 469명 등 유관기관을 합해 모두 528명이 비상 근무 중이고, 이날 오전 0시 30분부터 비상 2단계에 돌입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부터 예정된 여름휴가를 취소했다.

◇ 16명 사망·실종…주택·상가 2천676동 침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집계에 따르면 10일 오전 6시 현재 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사망 9명(서울 5명·경기 3명·강원 1명), 실종 7명(서울 4명·경기 3명), 부상 17명(경기)으로 집계됐다.

전날 오후 11시 집계보다 실종자가 1명, 부상자가 2명 늘어났는데 모두 경기에서 새로 나왔다.

이재민은 398세대 570명으로 늘었는데 서울과 경기에 집중됐다.

일시 대피자는 724세대 1천253명이다.

공공시설 가운데 선로 침수는 10건(서울)이며 철도 피해는 6건(서울 3건, 경기 3건)이 있었다.

제방유실 8건, 사면유실 28건 등 피해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사유시설 가운데 주택·상가 침수는 2천676동으로, 그중 서울이 대부분인 2천419건을 차지했다.

경기 120건, 인천 133건이며 강원은 4건이다.

또 옹벽 붕괴 7건, 토사유출 29건, 농작물 침수 5ha, 산사태 11건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정전은 41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37건이 복구됐다.

경기 양평, 광주에서는 아직 복구 중이다.

각종 시설의 응급복구의 경우 2천800건 가운데 94.2%가 완료됐다.

둔치주차장 25곳, 하천변 38곳, 세월교(비가 오면 물에 잠기는 다리) 14곳 등도 통제됐다.

8개 국립공원의 226개 탐방로, 여객선 1개 항로(울릉도∼독도) 등도 통제 중이다.

소방당국은 하천급류에서 145명을 구조했으며 742건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2천91곳의 배수를 지원했다.

이틀간 폭우에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 등 대형 5개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침수 차량은 5천657대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이로 인한 이들 5개 대형사의 손해액만 774억원으로 추정됐다.

◇ 강원 곳곳 산사태·토사 유출·침수 등 피해 속출
강원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34분께 횡성군 청일면 속실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5채를 덮쳐 주민 7명이 고립됐다.

주택 안에 갇힌 7명은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로 현재 소방이 낙석과 토사를 제거해 주택 안으로 들어가는 진입로를 확보하는 등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 5시 49분께 홍천군 북방면 북방리에서도 산사태로 주택 1채가 일부 파손되고 3명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오전 2시 24분께 홍천군 북방면 도사곡리에서는 토사 유출로 인한 산사태가 우려돼 5가구에 거주 중인 주민 10명이 대피했다.

산림청은 전날 오전 11시를 기해 강원지역 산사태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한 단계 올렸다.

강원도재난안전대책본부 잠정 집계 결과 홍천 서석면 국도 56호선에 30t의 토사가 유출되는 등 14건의 토사 유출과 도로 유실이 발생했는데 12건에 대해선 복구를 완료했다.

◇ 교통 통제·정체로 출근길 시민 어려움…하상도로 폐쇄도
서울에 내린 집중호우로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일부 구간의 차량 운행이 통제되고 있다.

서울시는 10일 오전 6시 10분부터 동부간선도로 전 구간과 내부순환로 마장램프∼성동JC 구간의 양방향 차량 통행이 재개됐다고 밝혔다.

시는 "중랑천 수위가 낮아짐에 따라 집중호우로 통제됐던 구간의 차량 통행이 재개됐다"고 설명했다.

오전 7시 현재 서울 도시고속도로 가운데 양방향 교통 통제가 이뤄지는 구간은 총 2곳으로 ▲ 반포대로 잠수교 ▲ 올림픽대로 가양대교∼동작대교다.

단방향 통제 구간은 강변북로 마포대교→한강대교, 동작대교→한강대교 등 2곳이다.

강남 지역 침수 차량이 이틀째 방치되면서 출근길 혼잡이 빚어졌다.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TOPIS)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 기준 도심 차량 통행속도는 시속 17km대에 그치고 있으며, 특히 반포와 잠원, 대치동 일대 정체가 극심한 상황이다.

반포에서 용산으로 진입하는 길목 역시 꽉 막혀 있다.

서울 지하철 전 구간은 정상 운행 중이다.

호우경보가 발효된 대전시는 대동천 하상주차장과 반석천·유성천 아래차로(언더패스)를 통제하고 있다.

충남의 경우 7개 여객선 항로 중 4개가 통제 중이며, 현재까지 인명 및 시설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주에서는 시내를 관통하는 무심천의 물이 불어나면서 이날 오전 3시 40분을 기해 하상도로 전 구간의 차량 통행을 막고 있다.

◇ 소양강댐 내일 오후 3시 방류…한강 수계 홍수 예경보 해제
소양강댐이 2년 만에 수문을 열고 물을 방류할 예정이었으나 방류 계획을 하루 뒤로 미뤘다.

한국수자원공사 소양강댐지사는 10일 오후 3시 수문을 열어 홍수조절용량 확보를 위한 방류를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시작 시각을 11일 오후 3시로 미뤘다.

이에 따라 내일 오후 3시부터 19일 오후 4시까지 최대 초당 2천500t씩 방류할 예정이다.

방류 시 하류 하천 수위는 최대 1.6m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소양강댐은 애초 지난 9일 정오께 수문 방류를 계획했으나 예상보다 강우량이 적어 방류계획을 한차례 변경한 데 이어 한강 유역에 추가 피해를 우려해 하루 더 늦추기로 했다.

현재 소양강댐 수위는 해발 186.6m로 홍수기 제한수위(190.3m)에 육박하고 있다.

소양강댐이 이번에 수문을 개방하면 2020년 8월 5일 이후 2년 만이며, 1973년 10월 완공 이후 17번째 방류다.

한강 수계 가운데 서울 대곡교에 내려졌던 홍수경보를 비롯해 오금교·중랑교·경기 평택 동연교·남양주시 진관교에 발표된 홍수 예경보는 이날 오전 7시 30분을 기해 모두 해제됐다.

(김준호 이정현 고현실 김승욱 심재훈 강태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