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에 입단했던 2020년 겨울, 미국행을 눈앞에 둔 김하성과 고척돔에서 잠시 훈련한 게 인연의 전부인 김휘집은 수많은 경쟁자를 제치고 '김하성 후계자' 자리를 굳혀간다.
올해 김휘집은 김주형(32경기), 신준우(10경기), 강민국(1경기)을 밀어내고 키움 유격수 가운데 가장 많은 58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시즌 성적은 70경기 타율 0.249(209타수 52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696, 3홈런, 23타점으로 걸출했던 '히어로즈 유격수 선배들'의 타격에는 아직 한참 못 미쳐도 성장 가능성만큼은 충분하다.
특히 인조 잔디라 타구 속도가 빨라서 수비가 까다로운 고척돔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줘 코치진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
김휘집은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샌디에이고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는 김하성의 수비 영상을 꾸준히 본 것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하성 선배의 수비 활약상이 매일 올라오니 당연히 매일 챙겨본다"고 말한 김휘집은 "그때 평범한 타구 처리하는 것도 올라오는데, 그런 영상을 더 집중해서 본다"고 밝혔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수비만 놓고 보면 한 손에 꼽을 만한 활약을 이어가는 김하성은 숱한 호수비 장면을 남겼다.
김휘집은 "어려운 타구는 그 상황에서 몸을 본능적으로 움직여서 어떻게든 잡는 것"이라며 "하지만 정면으로 오는 타구는 어떤 템포로 들어가서, 어떤 바운드로 공을 잡아야 일정한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어서 더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런데도 지난달 17일, 미국에서도 화제가 된 김하성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마르세유 턴' 병살 플레이는 경탄의 대상이다.
당시 김하성은 1, 2루에 주자가 있는 가운데 유격수 자리에서 짧은 내야 땅볼을 잡은 뒤, 몸을 돌리며 2루를 밟고 원심력을 이용해 1루에도 강하게 송구해 아웃을 잡았다.
김휘집은 "창의적이면서도 그 상황에서 최선인 수비이고, 아무나 할 수 없다"면서 "망설임 없이 순간적으로 행동에 옮기는 게 대단하다"고 말했다.
249타석을 소화한 김휘집은 남은 43경기에서 198타석을 들어가야 규정 타석(447타석)을 채울 수 있다.
남은 매 경기 4.6타석에 들어가야 하기에 "규정 타석은 쉽지 않다"고 인정한 김휘집은 "기록보다는 상황에 따라 해야 하는 최선의 플레이를 보여주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