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인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시즌 5승(5패)째를 챙겼다.
이날 승리로 원태인은 2020년 8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승리한 뒤 정확히 2년 만에 두산전 승리를 추가했다.
또 두산을 상대로 첫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면서, 데뷔 4년 만에 전 구단 상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도 달성했다.
두산전에서 모처럼 호투하며 귀중한 승리를 따낸 원태인은 자신의 승리보다 갑작스럽게 팀의 사령탑을 맡은 박진만 감독대행의 첫 승을 더 기뻐했다.
원태인은 "박진만 감독대행님이 오신 뒤 첫 경기에서 이기지 못해서 오늘 꼭 데뷔 첫 승을 제 손으로 만들어드리고 싶었다"면서 "기대한 대로 승리할 수 있어서 너무 기분 좋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대행님도 빨리 첫 승을 거둬야 마음 편하게 팀을 지휘하실 수 있을 것 같았다"면서 "원래 열심히 던졌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더 열심히 던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을 상대로 2년 만에 승리를 거둔 것에 대해선 팀 선배인 오재일을 뜬금없이 소환했다.
원태인은 "오재일 선배가 두산에 있어서 그동안 성적을 못 냈던 것 같다"며 "이제는 오재일 선배가 우리 팀에 오면서 두산에 없기 때문에 잘 던지지 않았나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오재일은 두산에서 뛸 때 원태인에게 타율 0.615, 5홈런, 15타점으로 무척 강했다.
지난해 14승을 거두면 팀의 정규시즌 2위 달성에 공헌했던 원태인은 올 시즌 승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5승에 머물러있다.
현재로선 2년 연속 10승을 달성하기 위해선 남은 약 10번의 등판에서 절반 이상 선발승을 챙겨야 한다.
하지만 원태인은 개인 기록보다 팀 승리가 더 절실하다.
그는 "올해도 지난해처럼 잘 풀려서 승이 있으면 좋겠지만 제가 승을 못 챙기더라도 팀이 이기면 만족하려고 한다"며 "오늘 경기에서 타자들이 많은 득점 지원을 해줘서 승을 챙기게 된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올해 프로 4년 차인 원태인은 이제는 마운드 위에서 경기의 템포를 능수능란하게 조절하는 베테랑 투수의 모습을 보인다.
이날 경기에서도 원태인은 6회 1사 후 볼넷과 안타를 내준 뒤에 직접 더그아웃을 향해 손짓하며 투수 코치를 호출했다.
정현욱 투수 코치의 마운드 방문 이후 원태인은 본래의 구위를 되찾았고, 결국 7회까지 실점 없이 경기를 이끌어갔다.
원태인은 "5회 실점 위기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던지고 난 뒤 6회 마운드에 오르니까 체력적 한계를 느꼈다"면서 "볼넷과 안타 후 머리가 핑 돌아서 경기를 한 번 끊고 가기 위해 코치님을 직접 불렀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