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기다리자"…고물가·코로나에 2030 '휴끌족'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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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비·식비 고공행진에…"연차 아꼈다 나중에 길게 쓸 것"
고물가와 코로나19 재확산, 궂은 날씨에 올해는 여름 휴가를 미루겠다는 2030 세대가 늘고 있다.
휴가를 포기하는 게 아니라 연차 휴가를 아껴뒀다가 가을·겨울 비수기에 길게 쓰는 '휴끌족'(휴가를 끌어모으는 사람들)이 되겠다는 것이다.
직장인 이모(28) 씨는 2일 연합뉴스에 "연차 10일을 모았는데 여름에 비싼 비행깃값을 주고 휴가를 가느니 겨울 비수기에 유럽 여행을 가기로 했다"며 "여름 휴가를 못 가 아쉽기는 하지만 휴가를 포기하는 건 아니다.
시기만 달라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여름 휴가를 미루는 가장 큰 요인으로 비용 문제가 꼽히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전반적인 생활 물가가 올라간 데다 성수기에는 특히 여행지의 숙박비와 식비가 폭등해 지갑이 얇은 젊은 층에는 한층 더 부담이 된다.
서울 강남구에서 회사에 다니는 김상미(29) 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여행을 갈 때 1순위가 코로나19 확산세였다면 이제는 비용 부담이 우선순위"라며 "보복심리로 소비를 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경제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국내 여행마저 과소비로 느껴진다"고 했다.
고등학교 동창인 부부 진모(32) 씨와 하모(32) 씨도 최근 친구들과 부부 동반 제주도 여행을 가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날로 심해지는 데다 호텔과 항공권, 외식비 등이 치솟으면서 도저히 여행을 갈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씨는 "3박 4일 일정으로 예산을 짜보니 가구당 최소 300만원이 든다"며 "국내 여행에 이 정도 돈을 쓰고 싶지는 않다.
돈을 조금 더 보태 겨울에 해외여행을 갈까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도 휴가를 가려는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이모(30) 씨는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에 프랑스 파리에 다녀오려고 비행기 티켓을 끊어놨다가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해지면서 혹시 정부 방침이 바뀔까 봐 취소했다"며 "다시 격리 기간이 생긴다면 회사에 민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직장인 송모(28) 씨 역시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해외에 나갔다 오려고 한다"며 "여름에는 너도나도 다 휴가를 가 정신이 없고 비용도 많이 들어서 오히려 가을·겨울에 상대적으로 여유 있게, 여름휴가보다 길게 리프레시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예상하기 어려운 기상 상황도 휴가 계획을 짜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직장인 정지환(30) 씨는 "주말과 어제 완도에서 참돔 낚시를 하려고 했는데 태풍으로 배가 안 떠 결국 취소했다"며 "대신 나중에 제주도로 휴가를 가려고 하는데 그때는 태풍이 안 오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젊은 층이 단순히 국내 바닷가로 여름 휴가를 가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만족스러운 의미를 찾는 등 휴가 방식에 있어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휴끌족도 그러한 휴가 다양성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휴가를 포기하는 게 아니라 연차 휴가를 아껴뒀다가 가을·겨울 비수기에 길게 쓰는 '휴끌족'(휴가를 끌어모으는 사람들)이 되겠다는 것이다.
직장인 이모(28) 씨는 2일 연합뉴스에 "연차 10일을 모았는데 여름에 비싼 비행깃값을 주고 휴가를 가느니 겨울 비수기에 유럽 여행을 가기로 했다"며 "여름 휴가를 못 가 아쉽기는 하지만 휴가를 포기하는 건 아니다.
시기만 달라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여름 휴가를 미루는 가장 큰 요인으로 비용 문제가 꼽히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전반적인 생활 물가가 올라간 데다 성수기에는 특히 여행지의 숙박비와 식비가 폭등해 지갑이 얇은 젊은 층에는 한층 더 부담이 된다.
서울 강남구에서 회사에 다니는 김상미(29) 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여행을 갈 때 1순위가 코로나19 확산세였다면 이제는 비용 부담이 우선순위"라며 "보복심리로 소비를 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경제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국내 여행마저 과소비로 느껴진다"고 했다.
고등학교 동창인 부부 진모(32) 씨와 하모(32) 씨도 최근 친구들과 부부 동반 제주도 여행을 가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날로 심해지는 데다 호텔과 항공권, 외식비 등이 치솟으면서 도저히 여행을 갈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씨는 "3박 4일 일정으로 예산을 짜보니 가구당 최소 300만원이 든다"며 "국내 여행에 이 정도 돈을 쓰고 싶지는 않다.
돈을 조금 더 보태 겨울에 해외여행을 갈까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도 휴가를 가려는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이모(30) 씨는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에 프랑스 파리에 다녀오려고 비행기 티켓을 끊어놨다가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해지면서 혹시 정부 방침이 바뀔까 봐 취소했다"며 "다시 격리 기간이 생긴다면 회사에 민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직장인 송모(28) 씨 역시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해외에 나갔다 오려고 한다"며 "여름에는 너도나도 다 휴가를 가 정신이 없고 비용도 많이 들어서 오히려 가을·겨울에 상대적으로 여유 있게, 여름휴가보다 길게 리프레시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예상하기 어려운 기상 상황도 휴가 계획을 짜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직장인 정지환(30) 씨는 "주말과 어제 완도에서 참돔 낚시를 하려고 했는데 태풍으로 배가 안 떠 결국 취소했다"며 "대신 나중에 제주도로 휴가를 가려고 하는데 그때는 태풍이 안 오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젊은 층이 단순히 국내 바닷가로 여름 휴가를 가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만족스러운 의미를 찾는 등 휴가 방식에 있어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휴끌족도 그러한 휴가 다양성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