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KBO가 발표한 레전드 4명은 'KBO 40주년 40인 레전드' 가운데 숱한 고난을 극복한 선수들로 이상훈(27위), 박정태(32위), 더스틴 니퍼트(33위), 배영수(35위)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순위는 선정위원회가 추천한 177명의 후보 가운데 전문가 투표(80%)와 팬 투표(20%)를 합산한 결과다.
1993년 LG 트윈스에 입단한 '야생마' 이상훈은 입단 3년 차인 1995년 KBO에서 데뷔한 좌완 가운데 처음으로 선발 20승을 거두며 투수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다.
거침없이 달릴 것 같던 이상훈도 척추분리증과 혈행장애라는 암초를 만났고,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바꿨다.
자리를 변경하고 맞이한 두 번째 시즌인 1997년 이상훈은 10승 6패 37세이브 평균자책점 2.11로 세이브 부문 1위에 올랐다.
부상을 이겨낸 이상훈은 일본과 미국 무대를 거쳐 2002시즌 KBO리그에 복귀, 은퇴 전 마지막 시즌인 2004년까지 51세이브를 추가했다.
KBO리그에서 단일 시즌 선발 20승과 30세이브를 달성한 선수는 이상훈이 유일하다.
'악바리', '탱크'라는 수식어가 알려주듯 롯데 자이언츠 '원클럽맨' 박정태는 끈기로 부상을 이겨내고 재기한 선수다.
1992년 타율 0.335(2위), 149안타(2위), 91득점(4위), 79타점(5위)으로 팀의 두 번째이자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한 박정태는 견고한 수비와 공격력을 자랑한 리그 최고의 2루수였다.
그러나 1993년 주루 과정에서 왼쪽 발목이 부러진 박정태는 다섯 번이나 수술을 받으며 위기를 맞았고, 재활 끝에 복귀해 1995년과 1999년 두 차례 롯데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KBO리그 역대 외국인 투수 다승(102승)과 탈삼진(1천82개)을 보유한 니퍼트는 한국에서 8시즌, 두산 베어스에서만 7시즌을 보냈다.
니퍼트는 2015시즌 어깨충돌증후군으로 슬럼프를 겪었지만, 그해 포스트시즌 맹활약으로 두산에 1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선사했다.
2016년에는 역대 외국인 투수 최다승 타이기록인 22승으로 팀의 한국시리즈 2연패에 앞장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골든글러브를 석권했다.
'푸른 피의 에이스' 배영수는 강속구 투수로 2005년과 2006년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로 구속이 급감해 선수 생명에 위기가 찾아왔고, 2009년에는 1승 12패 평균자책점 7.26이라는 성적에 그쳤다.
기교파 투수로 변신해 재기한 배영수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삼성의 4회 연속 통합 우승에 일조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레전드로 선정된 선수들의 시상은 이들의 전 소속 구단 홈 경기에서 진행한다.
배영수의 시상은 그의 친정팀인 삼성과 마지막 소속팀이었던 두산이 맞붙는 3일 잠실 경기에서 진행할 예정이며, 박정태의 시상은 5일 NC 다이노스와 롯데의 부산 경기에서 열린다.
니퍼트에 대한 시상은 니퍼트의 마지막 소속팀인 kt wiz와 친정팀 두산이 맞붙는 23일 잠실 경기에 이뤄지며, 이상훈의 시상 일정은 미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