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안철수 갈등 빚던 친윤 정점식·국당 출신 김윤 임명 수순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난 대선 직후 합당 과정에서 국민의당 몫으로 배정한 최고위원 두 자리를 비롯한 주요 당직 인선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준석 대표의 '6개월 당원권 정지' 중징계로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원톱' 체제가 된 이후 당대표 대행으로서 첫 인사권을 행사하게 되는 것이다.

與, 국민의당몫 최고위원 2명 임명키로…"금명 전국위 개최"
국민의힘 지도부는 25일 오전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주재로 최고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논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임명을 위해 당헌당규 개정을 하기 위한 전국위를 열기로 했고 전국위 개최 안건이 이번주 최고위에 올라올 것"이라며 "최고위원뿐 아니라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등 다른 국민의당 몫 당직 인선도 대부분 해주려 한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도 통화에서 "국민의당과의 합당 정신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국민의당 측 추천 인사들을 가급적 전원 그대로 임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민의당 대표를 지낸 안철수 의원은 양당 합당 후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을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두 자리에 각각 추천했으나, 이준석 대표가 공개적으로 재고 요청을 하는 등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으면서 인선이 미뤄져 왔다.

이 과정에서 애초 '구원'으로 얽힌 관계였던 이 대표와 안 의원이 여러 차례 공개 설전을 벌이며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 5월 중순 안 의원이 국민의힘에 건넨 추천 명단에는 김근태 전 국민의당 청년최고위원이 홍보본부장으로, 대통령직인수위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윤지영 이화여대 소비자학과 겸임교수가 대변인으로 각각 이름을 올렸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2자리에는 국민의당 출신 주재우 전 국민정책연구원장, 유주상 전 국민의당 사무부총장이 추천됐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합의문에 따르면, 국민의당 측에 약속된 당직은 최고위원 2명, 부총장급인 홍보본부장 1명과 당 대변인 1명·부대변인 3명,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2명, 상임고문 1명 등 총 13명이다.

與, 국민의당몫 최고위원 2명 임명키로…"금명 전국위 개최"
국민의힘은 이르면 28일 최고위에 전국위 개최 안건을 올린 뒤 빠르면 다음주 중 상임전국위 및 전국위를 잇달아 개최해 당헌 개정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2인을 추가하려면 당헌 개정을 통해 현재 9명인 최고위 정수를 11명으로 늘리고, 당대표가 임명할 수 있는 지명직 최고위원 수도 기존 1명에서 3명으로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최고위는 6개월간 당원권 정지 상태인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조수진 정미경 배현진 김용태 최고위원, 이 대표가 지명한 윤영석 최고위원,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총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전국위에서 당헌 개정 절차가 완료된 이후 권 대행은 최고위에서 국민의당 몫으로 추천된 최고위원 2명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당 지도부는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자진 사퇴해 공석이 된 김재원 전 최고위원 자리도 당헌당규에 따라 후임자 선출을 위해 당 차원의 공모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권 대행과 한기호 사무총장이 당헌 개정을 위한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개최 일정을 논의 중으로, 전국위는 빨라야 다음주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며 "선출직 최고위원 한 자리에 대한 공모도 함께 진행해야 해 임명 시기는 다음달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