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르와 호흡 맞추게 된 타운스 "우승 아니면 의미 없다"
미국 미네소타주의 세인트 폴과 미니애폴리스는 '쌍둥이 도시'(Twin cities)라고 불린다.

미네소타주의 메이저리그 야구팀 명칭이 '트윈스'인 것도 여기에서 유래했다.

이 트윈 시티를 연고지로 하는 미국프로농구(NBA) '만년 하위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가 2022-2023시즌을 앞두고 야심 차게 '트윈 타워'를 결성했다.

기존 팀의 간판인 칼 앤서니 타운스(27·211㎝)와 호흡을 맞출 뤼디 고베르(30·216㎝)를 이달 초 유타 재즈와 트레이드로 영입한 것이다.

고베르를 데려오기 위해 미네소타는 말리크 비즐리, 패트릭 베벌리, 자레드 밴더빌트, 레안드로 볼마로를 유타에 내줬고, 올해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뽑은 워커 케슬러와 2023, 2025, 2027, 2029년 1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싹 다 넘겼다.

또 2026년 1라운드 지명권은 앞순위를 유타가 지명하도록 했다.

출혈이 컸지만 어쨌든 미네소타는 타운스와 고베르의 '트윈 타워'에 기존의 디앤젤로 러셀, 앤서니 에드워즈, 또 지난 시즌 기량이 급성장한 제이든 맥대니얼스로 비교적 탄탄한 라인업을 꾸렸다.

미네소타는 2004-2005시즌부터 2016-2017시즌까지 13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했을 정도의 약팀이다.

2017-2018시즌 서부 콘퍼런스 8위로 플레이오프 막차를 탔지만 당시 서부 1위 휴스턴 로키츠에 1승 4패로 져 탈락했다.

이후 3년 연속 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다가 2021-2022시즌 7위로 다시 '봄 농구'를 했다.

서부 2위 멤피스 그리즐리스를 상대로 비교적 선전했으나 2승 4패로 졌다.

플레이오프에서 시리즈를 이겨본 최근 사례가 18년 전인 2004년 새크라멘토 킹스와 플레이오프 2회전이다.

이런 대표적인 '스몰 마켓' 팀인 미네소타의 이번 비시즌 행보는 눈에 띈다.

고베르 외에도 카일 앤더슨, 브린 포브스, 오스틴 리버스 등 주전과 벤치를 오갈 만한 기량의 선수들도 쏠쏠하게 영입했다.

흔히 말하는 '시골' 팀인데다 겨울이 추워 선수들이 가기를 꺼려한다는 미네소타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대규모 전력 보강'이다.

케빈 가넷이 뛰던 2003-2004시즌 서부 콘퍼런스 준우승이 최고 성적인 미네소타로서는 내심 그 이상의 성적도 바라볼 만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타운스는 23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승 아니면 의미 없다"며 "팬들도 우리가 플레이오프 3회전 진출 정도를 목표로 잡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예전의 미네소타가 아니라는 점을 NBA에 알려줄 것"이라며 "앞으로 오랜 기간 강팀이 되고 싶다"고 의욕을 내보였다.

고베르와 호흡을 맞추게 된 것에 대해서도 "우리 팀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며 "그의 강점은 나의 약점이고, 또 나의 강점은 그의 약점이기도 한만큼 서로 좋은 조합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타운스는 올스타 3점슛 대회에서 우승할 정도로 내외곽 공격력이 강점인 선수고, 고베르는 거의 모든 득점이 앨리웁 덩크나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 득점일 만큼 슛 거리가 짧지만 수비 능력이 리그 최강이다.

고베르 역시 이달 초 미네소타 입단 기자회견에서 "그저 좋은 팀을 만들려고 온 것이 아니고 우승을 목표로 왔다"며 "미네소타 팬들이 내가 유타에서 뛸 때 나를 싫어한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이제 우리는 같은 편"이라고 말했다.

2021-2022시즌이 끝난 뒤 미네소타와 2024-2025시즌부터 4년간 계약을 연장한 타운스는 "미네소타에 있는 것이 좋고, 미네소타 사람들과 함께 하는 모든 것을 사랑한다"고 지역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다만 타운스가 좋아하지 않는 미네소타와 함께 하는 것 중 하나는 지역 메이저리그 야구 팀인 미네소타 트윈스다.

그는 뉴욕 양키스 팬으로 유명한데 심지어 뉴욕 양키스와 미네소타 트윈스가 플레이오프 맞대결을 하는 날에도 양키스 모자를 쓰고 인터뷰장에 나타나 미네소타 팬들의 속을 뒤집어 놓은 적도 있다.

게다가 미네소타 트윈스는 최근 뉴욕 양키스 상대 포스트시즌 맞대결 13연패 중이라 미네소타 팬들의 서운함은 더 크다.

공교롭게도 현재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구단의 지분 일부를 뉴욕 양키스의 '전설'이던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로드리게스는 사업 파트너인 마크 로리와 함께 지난해 4월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구단 지분을 사들였고, 2023년부터는 현재 구단주인 글렌 테일러보다 더 많은 지분을 보유한 실질적인 구단주가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