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 19승 엘스의 아이디어…"LIV 대회는 비시즌에 합시다"
메이저 골프 대회에서 네 차례 우승한 베테랑 어니 엘스(53·남아프리카공화국)가 최근 갈등을 빚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의 후원을 받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가 공존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채널은 21일 "LIV 시리즈는 8월 말부터 연말까지 진행하면 어떻겠느냐"는 엘스의 권고를 소개했다.

엘스는 21일 영국 스코틀랜드의 오치터라더에서 개막하는 시니어오픈 챔피언십을 하루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LIV 시리즈는 8월 말부터 약 3개월간 진행하고, 연초부터 다시 기존 대회를 여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6월 출범한 LIV 시리즈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오일 머니'를 앞세워 기존 세계 남자 골프계를 양분하고 있는 PGA 투어와 DP 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를 위협하고 있다.

PGA 투어 정상급 선수들이 막대한 상금과 계약금을 앞세운 LIV 시리즈로 속속 이동하고 있으며 PGA 투어는 LIV 시리즈로 이적한 선수들에 대한 사실상의 제명 징계로 맞대응 중이다.

급기야 20일에는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이 2023년 라이더컵 유럽 대표팀 단장 자리도 내던지고 LIV 시리즈로 넘어갔다.

그러자 엘스가 PGA 투어와 LIV가 공존할 수 있는 아이디어라며 이날 LIV 시리즈가 PGA 투어의 사실상 비시즌 기간인 8월 말부터 연말에 대회를 여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PGA 투어는 8월 말 투어챔피언십으로 시즌을 마치고, 9월부터 '가을 시리즈'로 불리는 대회들을 개최하는데 이때는 비중 있는 대회들이 많이 열리지 않는다.

엘스는 단체전을 도입한 LIV 시리즈를 두고 "새로운 형식이라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3개월 정도면 대회 기간도 충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출범한 LIV 시리즈가 총 8개 대회를 여는 만큼 3개월 사이에 8개 대회를 몰아서 치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PGA 투어 19승 엘스의 아이디어…"LIV 대회는 비시즌에 합시다"
PGA 투어에서 통산 19승을 거둔 엘스는 LIV 시리즈가 세계 랭킹 포인트를 얻으려면 현재 54홀 포맷을 72홀로 늘려야 할 것이라고도 조언했다.

엘스는 "36홀을 마친 뒤 컷을 통과해야 세계 랭킹 포인트와 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현재 세계 기준"이라며 "LIV 시리즈가 지금처럼 48명 출전에 컷이 없는 54홀 대회를 이어간다면 대회마다 2천만 달러를 (상금 등으로) 쓰면서도 아무것도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올해 9월로 예정된 프레지던츠컵에 대해 걱정도 했다.

엘스는 "만일 캐머런 스미스(호주)도 LIV 시리즈로 가면 프레지던츠컵 선수 중 6명이 빠지게 된다"며 "단장인 트레버 이멀먼(남아공)이 선수로도 뛰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아브라암 안세르, 카를로스 오르티스(이상 멕시코), 루이 우스트히즌, 숀 노리스(남아공) 등이 LIV 시리즈로 이적하며 올해 프레지던츠컵에 뛸 수 없게 된 상황이다.

프레지던츠컵은 미국과 인터내셔널(유럽 제외) 팀의 남자 골프 대항전으로 격년제로 열린다.

올해 대회는 9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 할로 클럽에서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