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지 않아도 행복한 아이들·에릭 번의 감정수업
▲ 디지털 문화의 전파자 밈 = 리모르 시프만 지음. 최은창 옮김.
2012년 12월 21일 뮤직비디오 한편이 유튜브에 올라왔다.

이 뮤직비디오는 그때까지 역사상 모든 시청기록을 갈아치웠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다.

강남스타일은 조회 수 10억 뷰를 최초로 넘긴 비디오 클립이다.

사람들은 보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스페인, 이스라엘, 러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강남스타일'을 따라 했고, 일부는 창의적으로 변주했다.

'밋 롬니 스타일, '싱가포르 스타일', '아랍 스타일' 등 다양한 '강남스타일'이 유튜브에 등장했다.

이스라엘 히브리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인 저자는 이런 디지털 문화의 확산을 '밈'이라는 개념을 차용해 분석한다.

'이기적 유전자'를 쓴 영국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만든 '밈'은 복제나 모방을 통해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에게로 전파되는 작은 문화적 구성단위를 의미한다.

밈은 유전자와 유사하며 변형, 경쟁, 선택, 유지의 과정을 겪는 복제자로 정의된다.

인터넷 환경에서는 어떤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들에게로 퍼져나가 인터넷 아이템들을 증식시키는 현상으로 통용된다.

저자는 "사용자들은 기존 콘텐츠의 소재나 맥락을 흡수해 차용하고 변형한다"며 "그러므로 밈들은 복잡하고, 창의적이며 놀라운 방법으로 종종 연결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인터넷 밈이 단지 웃음거리, 일탈적 표현이나 하위문화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전달하고 표현하는 수단이자 역동적인 사회적·정치적 참여방식이 됐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사용자들에 의한 모방과 리믹싱은 '참여문화'를 떠받치는 기둥이며, 인터넷 밈은 21세기에 발생한 사건들을 설명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한울. 240쪽. 2만4천원.
▲ 앞서지 않아도 행복한 아이들 = 최민아 지음.
요즘 국내 입시에서 의대 열풍이 거세다.

이 때문에 초등학생 때부터 '의대 진학 프로그램'이 학원가에 성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초등 고학년에 중등은 물론 고등수학까지 끝내는 선행이 뼈대다.

성적순으로 입학 인원을 선발하기 때문에 최상위권인 의대에 들어가기 위해선 무리할 수밖에 없다는 게 학원가의 논리다.

그런데 만약 성적순이 아니라 추첨제로 의대에 진학할 수 있다면 어떨까?
꿈 같은 일이 아니다.

실제 프랑스에서는 추첨으로 의대 입학 인원을 선발한다.

운만 좋으면 선망하는 의대에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입학했다고 의사 면허까지 보장하는 건 아니다.

1학년이 끝날 무렵 시험을 보는데, 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가차 없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 3천 명이 의대에 입학하면 첫해에 2천 명이 떨어진다고 한다.

책은 프랑스와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비교 분석한 에세이다.

두 아이와 함께 프랑스 교육 시스템을 몸소 체험한 저자는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프랑스 교육 전반을 소개한다.

전작 '우선 집부터, 파리의 사회주택'을 쓴 최민아 한국토지주택공사 토지주택연구원이 프랑스 교육 현실을 해부한다.

효형출판. 220쪽. 1만6천원.
▲ 에릭 번의 감정수업 = 김정현 지음.
한국TA교육연구소 김정현 소장이 미국 정신의학자 에릭 번의 교류분석 이론을 소개한 책이다.

에릭 번은 인간의 마음속에 부모, 어른, 아이라는 세 개의 자아가 있다면서 이들 자아가 끊임없이 대화하기에 인간은 감정이 요동칠 수밖에 없는 존재라고 말한다.

저자는 "나의 마음이 어떻게 생겼는지 그 모양을 알 수 있다면 내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조금은 쉬워질지도 모른다"며 마음속에 자리한 자아들의 존재를 살펴나간다.

유노북스. 244쪽. 1만6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