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존재에 위로를…박상영·조경란·손원평 새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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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에 대하여'·'가정 사정'·'튜브'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든 7월 박상영, 조경란, 손원평 등 인기 작가들의 신작이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상처받은 존재들을 조명하며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작품들로, 코로나19 재확산과 치솟은 여행 경비에 여름 휴가가 부담된다면 이런 책과 함께 시간을 보내도 좋을 것 같다.
박상영 작가는 올해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세계적인 권위 문학상인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1차 후보에 오른 작가다.
신작은 연작소설 '믿음에 대하여'(문학동네)로, 전작 '대도시의 사랑법'과 '1차원이 되고 싶어'를 잇는 '사랑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전작들에서 10대, 20대이던 이들이 어느새 사회 초년생이 돼 직장에서 분투하는 모습, 삶의 동반자와 안정적인 관계를 꿈꾸는 30대의 생활상이 그려진다.
네 편의 중단편을 엮은 이 소설은 김남준('요즘 애들'), 고찬호('보름 이후의 사랑'), 유한영과 황은채('우리가 되는 순간'), 임철우('믿음에 대하여') 등 각 편의 주인공 이름이 제목과 함께 적혀있다.
미생(未生) 직장인, 소수자, 여성 등 부조리한 사회적 관계에서 소외되고 외로운 존재들이다.
박상영은 작가의 말에서 "일상을 버티며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이 "낙인찍히고 배척당하는 일이 없기"를 염원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등단 26년이 된 조경란 작가도 6년 만에 연작 소설 '가정 사정'(문학동네)을 펴냈다.
이번 소설에는 치유되지 못한, 오래된 상처를 지닌 가족 구성원들이 공통으로 등장한다.
참변으로 아내와 아들을 불시에 잃고 남겨진 노년의 아버지와 중년의 딸('가정 사정'), 스스로 생을 마감한 가족을 둔 유가족들('양파 던지기', '너무 기대는 하지 마세요' 등), 말 못 할 상처로 인해 흔들리는 관계에서 안전한 삶을 욕망하는 부부('내부 수리 중') 등 8편이 실렸다.
이중 표제작은 2020년 김유정문학상 후보작이었다.
조 작가는 코로나19 발생 전 동네 초입 식당에 '가정 사정으로 쉽니다'란 안내문이 붙은 걸 보고서 안타까움과 슬픔을 느낀 것을 계기로 첫 단편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는 작가의 말에서 "모든 집과 사람에게는 사정이 있으므로 이 소설은 단편소설 한편이 아니라 여러 편의 이야기로 파생될 거라고 느꼈다"면서 이번 책을 집필하며 "예전에는 소설이 어떤 이상이었다면, 이제는 생활이 되었다"고 했다.
손원평은 지난 4월 장편 '서른의 반격'이 '제19회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을 수상하고, 다음 달에는 데뷔작인 '아몬드'(2017)가 국내 판매 100만부를 돌파하며 화제가 됐다.
신작을 기다리는 독자들에게 내놓은 장편은 '튜브'(창비)다.
'튜브'는 작가가 인터넷에서 우연히 "실패한 사람이 다시 성공하는 이야기를 추천해달라는, 지금 자신에게는 그런 이야기가 너무나 필요하다는 글"을 읽고서 쓰기 시작한 소설이다.
손원평은 이 글에서 간절한 느낌이 들었다며 "오래전, 아무런 응답도 받지 못한 그 사람을 위한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실패한 사람이 스스로의 힘으로 다시 일어서는, 다시 떠오르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소설 속 중년 남자는 여러 번 사업에 실패하다 가족과도 멀어지고 끝내 자살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자살에 실패한 뒤 작은 습관을 고쳐보기로 결심하자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는 변화의 메시지를 공유하고자 '지푸라기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사연을 신청한 지푸라기들이 튜브가 되어 수면 위로 떠오를 때까지 마음을 보탠다.
이 작품은 '아몬드'와 연결고리가 있다.
'아몬드'가 감정을 느끼지 못하던 소년이 주변인들과 소통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라면, 이번엔 무감각하게 살아온 중년 남성이 삶의 감정을 회복하는 변화의 과정을 담았다.
손 작가는 "어차피 우린 자신만의 힘으로 일어서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는 전제 위에 서 있다면, 당신의 애씀은 언제나 아름답고 가치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연합뉴스
상처받은 존재들을 조명하며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작품들로, 코로나19 재확산과 치솟은 여행 경비에 여름 휴가가 부담된다면 이런 책과 함께 시간을 보내도 좋을 것 같다.
박상영 작가는 올해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세계적인 권위 문학상인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1차 후보에 오른 작가다.
신작은 연작소설 '믿음에 대하여'(문학동네)로, 전작 '대도시의 사랑법'과 '1차원이 되고 싶어'를 잇는 '사랑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전작들에서 10대, 20대이던 이들이 어느새 사회 초년생이 돼 직장에서 분투하는 모습, 삶의 동반자와 안정적인 관계를 꿈꾸는 30대의 생활상이 그려진다.
네 편의 중단편을 엮은 이 소설은 김남준('요즘 애들'), 고찬호('보름 이후의 사랑'), 유한영과 황은채('우리가 되는 순간'), 임철우('믿음에 대하여') 등 각 편의 주인공 이름이 제목과 함께 적혀있다.
미생(未生) 직장인, 소수자, 여성 등 부조리한 사회적 관계에서 소외되고 외로운 존재들이다.
박상영은 작가의 말에서 "일상을 버티며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이 "낙인찍히고 배척당하는 일이 없기"를 염원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등단 26년이 된 조경란 작가도 6년 만에 연작 소설 '가정 사정'(문학동네)을 펴냈다.
이번 소설에는 치유되지 못한, 오래된 상처를 지닌 가족 구성원들이 공통으로 등장한다.
참변으로 아내와 아들을 불시에 잃고 남겨진 노년의 아버지와 중년의 딸('가정 사정'), 스스로 생을 마감한 가족을 둔 유가족들('양파 던지기', '너무 기대는 하지 마세요' 등), 말 못 할 상처로 인해 흔들리는 관계에서 안전한 삶을 욕망하는 부부('내부 수리 중') 등 8편이 실렸다.
이중 표제작은 2020년 김유정문학상 후보작이었다.
조 작가는 코로나19 발생 전 동네 초입 식당에 '가정 사정으로 쉽니다'란 안내문이 붙은 걸 보고서 안타까움과 슬픔을 느낀 것을 계기로 첫 단편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는 작가의 말에서 "모든 집과 사람에게는 사정이 있으므로 이 소설은 단편소설 한편이 아니라 여러 편의 이야기로 파생될 거라고 느꼈다"면서 이번 책을 집필하며 "예전에는 소설이 어떤 이상이었다면, 이제는 생활이 되었다"고 했다.
손원평은 지난 4월 장편 '서른의 반격'이 '제19회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을 수상하고, 다음 달에는 데뷔작인 '아몬드'(2017)가 국내 판매 100만부를 돌파하며 화제가 됐다.
신작을 기다리는 독자들에게 내놓은 장편은 '튜브'(창비)다.
'튜브'는 작가가 인터넷에서 우연히 "실패한 사람이 다시 성공하는 이야기를 추천해달라는, 지금 자신에게는 그런 이야기가 너무나 필요하다는 글"을 읽고서 쓰기 시작한 소설이다.
손원평은 이 글에서 간절한 느낌이 들었다며 "오래전, 아무런 응답도 받지 못한 그 사람을 위한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실패한 사람이 스스로의 힘으로 다시 일어서는, 다시 떠오르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소설 속 중년 남자는 여러 번 사업에 실패하다 가족과도 멀어지고 끝내 자살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자살에 실패한 뒤 작은 습관을 고쳐보기로 결심하자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는 변화의 메시지를 공유하고자 '지푸라기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사연을 신청한 지푸라기들이 튜브가 되어 수면 위로 떠오를 때까지 마음을 보탠다.
이 작품은 '아몬드'와 연결고리가 있다.
'아몬드'가 감정을 느끼지 못하던 소년이 주변인들과 소통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라면, 이번엔 무감각하게 살아온 중년 남성이 삶의 감정을 회복하는 변화의 과정을 담았다.
손 작가는 "어차피 우린 자신만의 힘으로 일어서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는 전제 위에 서 있다면, 당신의 애씀은 언제나 아름답고 가치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