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은 스토리 복잡해도 따라가…'코리안 매직' 외국인도 재밌었으면"
'외계+인' 최동훈 감독 "1부 120번 봤는데 지금도 궁금해"
"'외계+인' 1부를 120번 봤는데 지금도 보고 있으면 이 영화의 흐름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궁금해져요.

이게 이 영화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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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1부 개봉을 앞두고 15일 화상으로 만난 최동훈 감독은 "이렇게 말하면 파렴치하지만 2부가 더 재밌다"며 웃었다.

'외계+인'은 외계인의 지구 침공이라는 어린 시절 상상을 나이 50줄에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그는 "제가 좋아하는 요소들을 시각적 즐거움과 매력적 캐릭터로 채워 관객에게 보여준다면 얼마나 재밌을까 하는 어린아이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외계+인'은 2022년 현재 인간의 몸 속에 수감된 외계인을 관리하는 가드(김우빈 분)와 로봇 썬더(목소리 김대명), 640년 전 고려시대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 무륵(류준열)과 천둥 쏘는 소녀 이안(김태리)의 이야기가 번갈아 펼쳐진다.

후반부에 시간의 문이 열리면서 두 이야기가 합쳐지지만, 등장인물이 많고 스토리가 복잡해 관객이 따라가기 힘들 것이라는 평도 있다.

최 감독은 "이런 구성으로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외계+인' 최동훈 감독 "1부 120번 봤는데 지금도 궁금해"
"현재와 과거가 너무 늦게 연결되는 건 아닌지 고민하긴 했어요.

하지만 관객이 극장에 들어가면 천재가 되고 우리 생각보다 영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요.

영화를 복잡하게 만들어도 관객은 본능적으로 따라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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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암살'(2015)이 리얼리즘 영화였다면 '외계+인'은 정반대 지점에 있다.

인물들이 쉴 새 없이 허공을 날아다니고 외계에서 온 비행물체가 서울 상공에서 전투를 벌인다.

최 감독은 "현대에는 무조건 친숙한 공간에서 일이 벌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비주얼의 핵심은 그 안에 인간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인간이 작아 보이지만 외계인과 맞서 싸울 때 얼마나 커 보일 수 있는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외계+인' 최동훈 감독 "1부 120번 봤는데 지금도 궁금해"
관객은 옛날 홍콩 무협영화와 할리우드 히어로물을 번갈아 떠올리게 된다.

1부에만 제작비 330억 원이 든 '외계+인'은 양적·질적으로 시각특수효과의 향연이기도 하다.

최 감독은 컴퓨터그래픽을 보는 시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관객들도 마블과 디씨의 영화를 보면서 컴퓨터그래픽에 익숙해져 있어요.

저는 오히려 컴퓨터그래픽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과거에는 컴퓨터그래픽을 안 쓴 것처럼 보이는 게 중요했죠. 이번엔 '이건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세상이야. 이상하게 보이지는 않을 거야' 하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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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박자 빠른 대사가 이끌어가는 영화의 빠른 템포는 변함없다.

최 감독은 "기존 영화나 드라마가 아니라 현실에서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 같은 리듬을 보여줬으면 했다"며 "대사가 잘 들리도록 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고, 관객이 대사 흐름에 맞춰 영화를 쫓아갈 거라고 봤다"고 말했다.

'외계+인' 최동훈 감독 "1부 120번 봤는데 지금도 궁금해"
"스토리는 기억이 안 나는데 배우는 기억나는 영화가 있잖아요.

" 최 감독은 "영화를 감독의 예술이라고 하지만, 배우를 기억하게 하는 예술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장에서는 스토리가 아니라 오직 캐릭터를 찍는다.

배우의 매력이 담기지 않으면 다시 찍는다"고 했다.

삼국유사와 청동기 유물 다뉴세문경 등 한국적 요소와 외계인의 결합은 분명히 이질적이다.

최 감독은 "영화에 그 나라 사람이 나올 때가 제일 재밌다"며 "'코리안 매직'이 외국 사람들에게 재밌게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