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병' 출신 정철원은 시속 150㎞ 웃도는 직구로 두산 필승조 진입
김현준은 박해민의 공백 메우며 삼성의 톱타자·중견수 걱정 지워 2022년 한국프로야구 전반기에도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새 얼굴'이 등장했다.
첫 시도는 실패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1군 벽'을 넘은 전의산(22·SSG 랜더스), 정철원(23·두산 베어스), 김현준(20·삼성 라이온즈)은 무더위에도 야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청량감을 안겼다.
전의산은 14일 인천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홈런 두 방을 치며 기분 좋게 전반기를 마감했다.
전의산의 전반기 성적은 28경기 타율 0.341(91타수 31안타), 7홈런, 24타점이다.
0.417의 놀라운 출루율과 0.681의 장타율도 찍으며 OPS(출루율+장타율) 1(1.098)을 넘겼다.
2020년 2차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SK 와이번스(SSG 전신)에 입단한 전의산은 2년 동안 퓨처스리그에만 머물렀다.
지금은 방출당한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의 부진이 이어지자, 김원형 SSG 감독은 6월 8일 전의산을 1군에 올리며 중용했다.
6월 12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1군 무대 첫 홈런을 신고하며 특유의 힘을 뽐낸 전의산은 꾸준히 장타를 생산했다.
이젠 전의산은 SSG 타선의 핵심 타자다.
SSG는 우타 최정과 짝을 이룰 좌타 거포도 확보했다.
두산 오른손 투수 정철원은 입단 5년 차에 1군 진입에 성공했다.
그는 안산공고를 졸업한 2018년 2차 2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고교 3학년 성적(9승 평균자책점 1.06)을 고려하면 높지 않은 순위였다.
두산에서도 1차 곽빈, 2차 1라운드 박신지 등 동갑내기 친구 2명이 정철원보다 먼저 뽑혔다.
고교 시절까지만 해도 정철원의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3㎞였고, 변화구 완성도도 떨어졌다.
정철원은 "고교 성적이 지명 순위로 이어지지 않는다.
곽빈, 박신지의 공이 나보다 좋았다"며 "나는 지명 순위에 실망하지 않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입단 동기들이 1군 무대에서 활약하는 동안 정철원은 '현역 입대'를 택했다.
그는 2019시즌이 끝난 뒤 입대했다.
"조금 더 경쟁력을 갖춰 군 생활을 하면서도 야구를 할 수 있는 국군체육부대에 도전하는 게 어떤가"라는 조언도 받았지만, 정철원은 군복을 입었다.
군에서도 일과가 끝나면 개인 훈련을 충실하게 한 정철원은 올해 5월 6일 kt wiz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고, 곧바로 두산 필승조로 진입했다.
시속 150㎞ 웃도는 빠른 공으로 무장한 정철원은 올해 전반기 29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57로 활약했다.
타고난 승부사 기질에 간절함까지 더한 정철원은 "나는 불펜 승리조로 시즌을 완주하며 우리 팀이 올해도 가을에 야구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다짐했다.
창단 후 최초로 11연패 늪에 빠져 참담한 심정으로 전반기를 마친 삼성도 외야수 김현준을 보며 위로받는다.
2021년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9라운드 지명을 받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2년 차 김현준은 올해 전반기 막판에 '삼성의 붙박이 1번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박해민(32·LG 트윈스)의 이적으로 중견수, 1번 타자 고민이 컸던 삼성은 김현준의 등장으로 공수에서 모두 걱정을 지웠다.
김현준은 6월 16일 LG전부터 7월 10일 SSG전까지 21경기 연속 안타를 쳤다.
2002년 10월생으로 아직 만 20세가 되지 않은 김현준은 '국민타자' 이승엽 KBO 홍보대사가 1996년 7월 7일부터 8월 6일까지 달성한 '19경기 연속 안타'를 넘어 '만 20세 이하 최다 연속경기 안타 신기록'을 작성했다.
신인이던 지난해 1군에서 단 4타석(4타수 1안타)만 섰던 김현준은 올해 전반기에 66경기 타율 0.314(175타수 55안타)로 활약했다.
김현준은 "아직 부족한 게 많다.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몸을 낮추면서도 "정말 잘하고 싶다.
열심히 노력도 하고 있다.
점점 나아지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