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융권 주담대 부실대출 최대 108조원"

중국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아파트 공사가 지연되면서 아파트를 분양받은 매수자들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상환을 거부하는 사례가 중국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 그리핀 찬은 이날 보고서에서 공사 지연과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응해 수분양자들이 주택담보대출 상환 중단을 결정한 아파트 등 주택 건설 프로젝트가 중국 22개 도시 35곳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중국 아파트 공사 지연에 전국 곳곳 '주담대 상환거부' 사태
이중 최근 중소 마을은행들의 뱅크런(현금 대량 인출 사태)과 예금주들의 시위 사태가 벌어진 허난성 정저우시의 경우 신규 주택 중 공사가 지연된 곳이 28%에 이르러 주요 도시 중 공사 지연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대출 상환 거부 사태는 최근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주택을 매수한 중국 중산층을 강타, 부동산 시장 위기와 은행의 부실채권 위험으로 퍼져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유동성 스트레스로 어려움을 겪어온 중국 은행들이 이제는 주택 매수자의 채무불이행(디폴트)에도 대비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찬 애널리스트는 주택담보대출 상환 거부로 촉발된 중국 금융권의 부실 대출은 최대 5천610억 위안(약 108조7천억원)에 달할 수 있으며, 이는 전체 주택담보대출 잔액의 1.4%에 이르는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이에 대해 중국 은행들은 전반적으로 '관리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건설은행, 우정저축은행, 공상은행 등 국영 대형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경고했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커얼루이 통계에 따르면 1∼6월 중국 100대 부동산 기업의 계약판매액은 3조4천700억 위안(약 671조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7% 감소했다.

국내총생산(GDP)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 경제 둔화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중국 당국은 최근 부동산 규제 완화는 물론 각종 지원 정책을 펴고 있으나 좀처럼 경기가 호전되지 않고 있다.

중국 아파트 공사 지연에 전국 곳곳 '주담대 상환거부' 사태
특히 헝다(恒大·에버그란데) 등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대거 디폴트 상태에 빠지자 주택 매수자들은 공사가 중단되면 분양 대금을 떼일 수 있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이번 주택담보대출 상환 거부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1∼5월 중국의 부동산 판매 면적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판매 금액도 작년보다 31.5% 줄었다.

5월 중국 70대 도시의 주택 가격도 전달보다 0.17% 하락해 하락세가 9개월째 지속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