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끝내기' 알포드 "오승환, 빅리거 출신인 건 몰랐다"
앤서니 알포드(28·kt wiz)의 배트가 공에 닿아 파열음을 내는 순간, kt 동료들과 팬들이 동시에 기립했다.

홈런을 직감할 수 있는, 커다란 타구였다.

알포드는 1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 3-3으로 맞선 9회말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마무리 오승환(40)의 4구째 시속 145㎞ 몸쪽 낮은 직구를 걷어 올려 왼쪽 담을 크게 넘어가는 비거리 125m짜리 홈런을 쳤다.

헨리 라모스의 대체 선수로 6월 14일부터 kt 유니폼을 입은 알포드가 한국 무대 22경기 만에 친 '첫 끝내기 홈런'이었다.

이날 2-3으로 끌려가던 kt는 9회말 선두타자 배정대의 솔로포로 동점을 만들었고, 알포드의 연속 타자 홈런으로 경기를 끝냈다.

경기 뒤 구단이 선정한 수훈 선수에 뽑혀 '금일봉'을 받은 알포드는 팬들을 향해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외쳤다.

이날 끝내기 홈런은 좀처럼 오르지 않은 타율에, 6월 24일 LG 트윈스전 이후 홈런도 나오지 않아 마음고생을 했던 알포드에게 큰 힘이 됐다.

경기 뒤 만난 알포드는 "타격 순간, 홈런을 직감했다.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았는데, 중요한 순간에 좋은 타구를 만들어서 기쁘다"고 운을 뗐다.

그는 '투수 오승환의 투구에 관한 분석'은 했지만, KBO리그 개인 통산·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모두 보유하고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한 '오승환의 야구 인생'에 관해서는 알지 못했다.

알포드는 "오승환이 메이저리그 출신이라는 건 몰랐다"며 "그런 이력을 몰랐던 게 오히려 도움이 된 것 같다.

화려한 이력을 가진 투수를 만나면 주눅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 나는 오승환을 '언제든 만나는 투수'라고 생각하며 상대했다"고 전했다.

'한국 첫 끝내기' 알포드 "오승환, 빅리거 출신인 건 몰랐다"
kt 구단은 "알포드는 선천적인 힘을 갖춘 타자로 강한 타구를 생산할 수 있다.

강한 어깨와 수비를 압박할 수 있는 주력도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코리안 드림'을 품고 한국 땅을 밟은 알포드는 아직 자신의 장점을 맘껏 발휘하지는 못했다.

이날까지 그의 성적은 타율 0.238, 4홈런, 16타점이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과 kt 구단은 알포드가 한국 무대 적응을 마친 후반기에는 활약도가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알포드는 "KBO리그도 정말 수준이 높다.

적응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내 가족이 타지(한국)에서 생활하다 보니, 마음이 쓰이기도 한다"고 고충을 토로하고 "내가 미국에서 더운 지역에 속하는 미국 미시시피주 출신이다.

그런데 선수 생활은 미시시피에서 하지 않았다.

한국의 여름 날씨를 겪어보니, 미시시피에서 그동안 야구하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웃으며 '날씨 적응의 어려움'도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코리안 드림을 품고 있다.

알포드는 "한국에서 오래 뛰고 싶다"며 "아직 내 장점을 모두 보여주지 못했다.

곧 100%에 도달해서 팀 승리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