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가 한국공정거래조정원으로부터 입수한 편의점 본사와 가맹점 간 분쟁조정 현황 자료입니다(이동주 의원실 제공).

이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이마트24는 가맹점주와 105차례의 분쟁을 겪었습니다.

이마트24(5,857개)는 대형 편의점 업체 4곳 중 점포 수는 가장 적었지만, 분쟁 수(105건)는 전체의 두 번째였습니다.

1천개 점포당 따져보면 17.9건 꼴.

점포수가 2~3배 많은 세븐일레븐(9.6건), CU(5.8건), GS25(3.6건)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4배 이상 많습니다.

분쟁 사유는 ▲부당한 손해배상 의무(30건)가 가장 많았고 ▲허위·과장 정보 제공(18건)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편의점 출점과 폐점 과정에서의 갈등에 따른 것이 대부분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부당한 손배해상 의무란 편의점을 폐점할 때 발생한 시설 위약금을 놓고 벌이는 분쟁 ▲허위·과장 정보 제공은 개점 과정에서 예상 수익을 너무 높게 제시한 게 원인이 된 분쟁이라는 겁니다.

과거 청와대 국민청원엔 "이마트24가 창업 전에는 하루에 150만~200만원의 매출 올릴 것이라고 소개했지만, 실제 매출은 63만원에 그쳤다"는 불만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이마트24 본사와 가맹점은 ▲영업지역 침해 ▲거래상 지위 남용으로 인한 분쟁도 각각 6건과 4건 겪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 이마트 그룹이 사업을 여러개 하지 않습니까. 그러다보니까 근접 출점 문제도 많이 발생을 했었어요. (이마트는) "법인이 다르니까 문제없다" 이렇게 얘기를 했지만, 점주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지 않습니까. 그것 때문에 가맹 계약 해지를 하려는 과정에서의 분쟁…]

이에 대해 이마트24는 "가맹점과 상생 협약을 체결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맹점과 상생하는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이처럼 편의점 업계 4위인 이마트24가 가맹점주와 분쟁이 가장 많은 편의점이 된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다양한 분석을 내놓습니다.

후발주자로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면서 생긴 부작용이다, 또 독특한 사업구조도 영향을 미쳤을 거다, 이런 얘기인데요.

무엇보다 이같은 분쟁의 기저에는 편의점 가맹점주의 수익성 저하가 있습니다.

장사가 잘 되면 갈등을 겪을 일이 그만큼 적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앵커>

이마트24의 낮은 수익성이 본사와 가맹점주간 갈등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런 얘기군요?

<기자>

네, 공정위 자료를 보면요(2020년).

이마트24 점포의 연 평균 매출은 4억 1,500만원으로 대형 편의점 4개 업체 중 가장 낮았습니다.

1위 업체인 GS25(6.2억)와는 2억원 차이, CU(5.8억), 세븐일레븐(4.6억)과도 연 매출의 차이가 적지 않았습니다.

폐점하는 이마트24 가맹점은 매년 증가세를 기록해 2020년에만 502곳이 문을 닫았는데요.

이는 전체 점포 수가 3배 가까이 차이나는 GS25(561곳 폐점), CU(648곳 폐점)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폐점 비율이 높은 것입니다.

<앵커>

폐점을 하는 이유가 대개는 장사가 잘 안되기 때문일테니, 아무래도 분쟁소지가 많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마트24의 수익성이 다른 곳에 비해 떨어지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기자>

복합적인 이유가 있을텐데요. 핵심적으론 포화상태인 편의점 시장의 후발주자라는 약점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국내 편의점 숫자는 약 5만개에 달해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들었습니다.

선두권 업체들은 출점경쟁보다는 객단가를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튼지 오래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마트24는 뒤늦게 시장확대 전략을 꺼내들었든요.

매출이 잘 나오는 알짜 입지는 이미 경쟁 업체들이 대부분 선점을 한 상황.

아무래도 입지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곳에 창업을 할 수 밖에 없고, 이게 점포 수익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에 이마트 24의 독특한 가맹방식도 분쟁이 생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앵커>

독특한 가맹방식이요? 가맹방식도 경쟁사들과 다른가요?

<기자>

편의점 가맹방식은 크게 2가지로 나뉩니다.

가맹점에서 발생한 수익을 본사와 비율대로 나누는 로열티 방식, 매달 정해진 금액만 가맹비용으로 내는 정액제 방식인데요.

이마트24는 경쟁사들과 달리 정액제(65만~160만원) 방식을 채택했고,

동시에 본사가 가맹점에 상품을 공급할 때 마진을 조금 붙여서 공급하면서 이마트24 본사의 이익으로 챙기고 있습니다.

매달 정해진 가맹비용을 받는 방식이다보니 개별 점포에서 수익이 얼마가 나든 이마트24 본사의 수익에는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반면 로열티 방식을 활용하는 3개 업체는 개별 가맹점포에서 수익이 많이 나야 본사도 수익을 많이 가져갈 수 있는, 말 그대로 한 배를 탄 셈인거죠.

때문에 가맹사업 전문가들은 이같은 가맹사업 방식의 차이가 분쟁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고 분석합니다.

[A 가맹거래사: 상품 공급 이후에 영업적인 컨설팅, 코칭 관리, 매출 성장 동력이 아무래도 (떨어지죠). 왜냐하면 (정액 가맹비용) 그 이후의 수익은 자기들 게 아니기 때문에 (본사가) 케어를 잘 안해주다 보니까…]

위약금 문제도 자주 불거지는 문제인데요, 이마트24는 출점 경쟁에 나서면서 "계약 해지시 위약금이 없다"고 홍보했는데요.

문제는 운영 위약금이 없을 뿐 인테리어 공사비 등 시설 위약금은 그대로 남아있다는 건데요,

결국 폐점하는 이마트24 가맹점주들로서는 "처음에 위약금이 없다고 홍보하지 않았냐"며 분쟁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결국 편의점 업계 후발주자로서 편의점 운영 노하우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이마트24는 굳이 겪지 않아도 될 분쟁을 겪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게 이마트24 편의점과 이마트 PB 상품을 판매하는 노브랜드 사이의 분쟁이었습니다.

이마트24 점주가 보기에 이마트24나 노브랜드나 모두 이마트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하거든요.

하지만 법인이 다르기 때문에 가까운 거리에 출점을 해도 문제되는 게 없었죠.

아무리 문제가 없다해도 이마트의 계열사가 서로의 시장을 잠식하는 행위가 옳으냐는 질문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습니다.

결국 "이마트는 노브랜드의 가맹사업 전략은 실수"였다며 지난해 6월부터 신규 가맹 모집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양한 유통사업을 운영하는 이마트가 가맹점주 입장에서 바라봤다면 빚어지지 않았을 분쟁인 셈이죠.

[이동주 / 국회의원: 이마트24가 후발주자로서 편의점 시장에 뛰어들다 보니까 조금 더 출혈경쟁, 과당경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점주들이 공정한 계약을 통해서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앵커>

이마트24는 가맹점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상생하는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약속이 지켜지는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전효성기자 zeo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