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홍대 인디씬
폐업·관객 감소·플랫폼 증가·지원 부족 등이 원인
회복을 위해 제도적 지원이 절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었음에도 실내 인디 음악 공연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난 4월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전면 해제됐지만 인디 공연의 성지라 불리는 홍익대학교 인근의 소규모 공연장은 코로나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기 밴드 장미여관, 혁오, 잔나비 등을 배출했던 인디씬(소규모 예산으로 독립적인 음악 창작을 하는 업계)은 옛말이다.

유태민 뮤지션 유니온 사무국장은 "코로나 2년의 세월을 보내면서 많은 뮤지션이 생계를 이유로 음악을 그만뒀고, 공연장들도 많이 폐업하며 인디 뮤지션들이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관객 부족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됐던 온라인 공연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비용의 문제가 컸기 때문이다.

윤동환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회장은 "온라인 공연은 인디 음악을 즐기는 소수의 골수팬만 본다"며 "온라인 플랫폼 수수료, 홍보비, 카메라 및 음향 비용 등을 합하면 오히려 온라인 공연이 손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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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인디 음악이 쉽게 회복하지 못하는 원인은 복합적이다.

윤 회장은 "기존 소규모 공연장의 폐업으로 인해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거리가 사라지고, 인디 음악 주요 소비층이었던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 연령대 사람들의 방문이 뜸해졌다"고 지적했다.

플랫폼의 증가도 원인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홍대 라이브카페 사장은 "홍대를 거치지 않고 유튜브, 방송사 오디션으로 실력 있는 음악인들이 빠져나가며 홍대의 뮤지션 순환이 잘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화 한국공연장협회 회장은 소규모 공연장이 보호받지 못하는 구조를 원인으로 제시했다.

이 회장은 "대중음악산업의 기반이 되는 소규모 공연장이 운영에 어려움을 계속 겪다 보니 신인이 설 무대가 줄어들었다"며 "소규모 공연장을 보호해야 신인들의 무대도 많아지고 인디씬도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홍대 인디 음악계의 회복을 위해 제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윤 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소규모 공연장 지원 사업인 라이브온이나 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하는 대중음악 공연 분야 인력지원 사업 등이 음악인들에게 도움이 되었는데, 수혜 범위를 넓히고 기간을 연장해 음악인들이 버틸 기회를 더 제공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공연장 등록 조건을 완화해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소규모 공연장들이 공연장으로 등록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연법상 등록 공연장에서는 주류를 판매할 수 없다.

홍대의 미등록 소규모 공연장 중 주류 판매가 주요 수입원인 곳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해 운영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등록 공연장을 제도권으로 편입해야 관리 및 지원이 용이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