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무인 부잣집 딸 역…"실제 마주쳤던 사람들 참고해 연기"
'안나' 정은채 "해맑게 속 긁는 현주…나름 귀엽지 않았나요?"
배우 정은채가 쿠팡플레이 '안나'에서 다채로운 감정이 담긴 연기를 펼치며 이목을 끌고 있다.

7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정은채는 "현주는 살면서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인물이지만 해맑은 모습이 귀엽기도 하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정은채가 연기한 현주는 부잣집 딸이자 갤러리 이사로 남부러운 것 없는 인생을 즐기는 인물로, 애써 가라앉힌 유미(수지 분)의 상대적 박탈감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현주는 손에 명품 브랜드 쇼핑백을 주렁주렁 들고 다니고, 스파를 받으러 핀란드에 가겠다고도 한다.

그러면서도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나 불쌍하지?'라며 자신의 심부름을 하는 유미에게 동의를 구하기도 한다.

정은채는 "현주와 유미가 함께 등장하면 현주가 대화를 주로 주도한다"면서 "유미를 자극해서 적절한 반응을 끌어내야 했기 때문에 현장에서 애드리브로 (수지를) 이리저리 찔러보느라 바빴다"고 말했다.

'안나' 정은채 "해맑게 속 긁는 현주…나름 귀엽지 않았나요?"
정은채는 악의는 없지만 배려 또한 없는 현주의 철없는 모습은 여태 살면서 마주쳤던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조각조각 붙여 만들어낸 캐릭터라고 했다.

현주처럼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은 만난 적 없지만, 현주와 비슷한 사람은 여러 번 마주했다고 했다.

"많은 것들을 갖고 태어나 그들만의 세상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있어요.

너무 자신이 넘쳐서 누구를 대하든 흔들림 없이 자기 얘기를 하죠. 그때 그 사람들의 강한 에너지를 떠올리며 연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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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정은채 "해맑게 속 긁는 현주…나름 귀엽지 않았나요?"
그렇다고 현주의 인생에 굴곡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주에게도 갚아야 할 빚과 지키고 싶은 딸이 생긴다.

정은채는 세월과 함께 변주되는 현주의 인생을 섬세하게 담아내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초반부에 현주의 눈은 텅 비어있는 것처럼 표현했는데 후반부에는 연기 톤도 훨씬 가라앉혔고 눈에 영혼을 담아서 많은 이야기를 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현주를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얄밉지만 분명 누군가에게는 사랑받을 만한 인물이고, 겉은 화려하지만, 가족 앞에서는 평범한 모습도 많이 드러나요.

현주의 다양한 면모를 균형 있게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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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정은채 "해맑게 속 긁는 현주…나름 귀엽지 않았나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