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실내 스튜디오에 오픈세트·멀티로드…국내 최대 규모 제작시설
가상 프로덕션 스테이지로 실감 나는 배경 구현…"시공간 제약 없이 제작"

구름이 내려앉은 설산을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단풍나무 숲으로 바뀌면서 주변이 온통 붉게 물들었다.

하얀 설산이 순식간에 뉴욕 전경으로…CJ ENM 스튜디오센터 공개
5일 언론에 공개된 CJ ENM 버추얼(가상) 프로덕션 스테이지는 실제라고 착각할 만한 광경을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에 구현했다.

버추얼 프로덕션 스테이지는 촬영에 필요한 다양한 배경을 스크린 위에 구현할 수 있는 첨단 스튜디오로, 지난 4월 완공된 경기도 파주시 CJ ENM 스튜디오 센터 단지 내에 있다.

버추얼 프로덕션 스테이지는 효율적이고 몰입감 있는 콘텐츠 제작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제작됐다.

지름 20m, 높이 7.3m인 대형 LED 스크린이 타원형 구조로 설치돼 있고, 천장에는 약 404㎡ 면적의 LED 스크린이 펼쳐진다.

스튜디오의 LED 스크린은 삼성전자의 최신 기술이 집약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더 월' 제품으로, 가로 32K·세로 4K(3만720×4천320) 해상도의 초고화질을 지원한다.

하얀 설산이 순식간에 뉴욕 전경으로…CJ ENM 스튜디오센터 공개
덕분에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해도 일반적인 LED 화면 특유의 아른거리는 현상이 없고, 현실감을 높인다.

스크린에 외국의 밤거리를 띄우자 보석 가게 진열장의 보석들이 섬세하게 반짝였고, 뉴욕 고층빌딩의 전망을 옮겨다 놓으니 수백 개의 빌딩이 선명하게 구분돼 눈에 들어왔다.

김상엽 CJ ENM 콘텐츠 R&D 센터장은 "버추얼 스튜디오는 몰입감을 끌어 올리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다"면서 "해외 촬영이 필요 없는 날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버추얼 스튜디오는 실제로 세트장을 짓거나 촬영 장소를 찾을 필요 없이 LED 화면에 배경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배우들의 몰입감을 높인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기존에는 크로마키 배경(특수효과를 위해 쓰이는 녹색이나 파란색 배경의 스크린)을 바탕으로 배우들이 상황을 상상하면서 촬영해야 했지만, 버추얼 스튜디오에서는 현실과 같은 수준의 환경을 촬영 단계에서부터 구현할 수 있다.

하얀 설산이 순식간에 뉴욕 전경으로…CJ ENM 스튜디오센터 공개
버추얼 프로덕션 스테이지가 위치한 CJ ENM 스튜디오 센터는 약 6만4천 평(약 21만1천570㎡) 면적에 조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콘텐츠 제작 시설이다.

총 13개의 실내 스튜디오와 야외 액션 장면을 촬영할 수 있는 오픈세트, 차량 추격 장면을 위한 멀티 로드(multi road)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방영 중인 tvN 주말드라마 '환혼'과 앞으로 방영 예정인 '작은 아씨들' 등의 콘텐츠가 제작되고 있다.

서정필 CJ ENM 테크&아트 사업부장은 "콘텐츠 기획, 개발, 제작은 물론 유통과 배급까지 이어지는 완결형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해외 콘텐츠와 경쟁에서 K콘텐츠 전초기지로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