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결성한 실내악 앙상블…10일 롯데콘서트홀서 네번째 정기연주회
"일 년에 한번 모이기도 힘들지만 오래오래 함께해서 노년이 되어서도 계속 같이 좋은 음악을 연주하고 싶습니다.

"
1980~1990년대생 남성 클래식 연주자들이 의기투합해 2017년 결성한 실내악 앙상블 '클럽M'이 오는 1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정기연주회를 갖는다.

이 앙상블은 바이올린 김덕우, 비올라 이신규, 첼로 심준호, 오보에 고관수, 클라리넷 김상윤, 바순 유성권, 플루트 조성현, 호른 김홍박, 피아노 김재원 등 아홉 명의 기악 연주자와 상주작곡가 손일훈까지 모두 열 명이다.

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닉의 수석 김홍박(호른)이 맏형이고, 연세대 교수 조성현(플룻)과 작곡가 손일훈이 가장 나이가 어린 '막내'들.
평소 개별적으로 국내외 소속 악단과 대학 등지에서 활동해온 이들은 클럽M이라는 이름으로 뭉치면 기획사도 없이 각자 공연기획과 홍보, 프로그램 구성 등을 분담해 뛰며 공연을 준비한다.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한 연습실에서 만난 리더 김재원은 "피아니스트로서 반주를 많이 하다 보니 여러 연주자를 자연스럽게 많이 알게 됐고, 다양한 악기들을 모아 앙상블 활동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해 창단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관악기와 현악기가 악기별로 1명씩 있는 클럽M과 같은 편성은 국내에서 실내악 단체 중에서는 처음이다.

고른 음역대의 현악과 관악기, 피아노로 구성돼 작은 실내악부터 소규모 오케스트라에 이르는 대편성까지도 가능하다고.
"각자의 음악과 개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대화하듯이 서로에게 맞춰주고 있어요.

다른 앙상블들보다는 좀 더 (단원 각각의) 개성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김재원)
네 번째 정기연주회인 이번 공연에서도 클럽M은 이런 유연한 확장성을 바탕으로 팝 편곡에서부터 고전음악과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선보일 계획이다.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편곡한 존 레넌의 '이매진'으로 무대를 열고, 프랑스 근대음악가 장 프랑세와 드뷔시를 거쳐, 상주작곡가 손일훈의 '두 번째 명상'까지 감각적인 무대를 준비 중이다.

특히 작곡가 손일훈은 이번 공연에서 창작곡뿐 아니라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과 구스타브 홀스트의 '목성, 즐거움을 가져오는 자' 등의 곡도 이번 공연을 위해 편곡했다.

이날 인터뷰 중에도 연습실에서는 그의 편곡을 거친 드뷔시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중 '달빛'의 익숙한 선율이 흘러나왔다.

네덜란드 헤이그 왕립음악원에서 수학한 뒤 현재 강원도 고성에 거주하며 평창대관령음악제(예술감독 손열음)의 기획자문으로도 활동 중인 손일훈은 이날 연습을 위해 새벽 버스를 타고 상경했다고 했다.

한예종 선배인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손일훈이 작곡한 '4대의 피아노를 위한 스무고개'를 김선욱, 박종해, 문재원과 함께 연주한 바 있다.

손일훈은 자신의 창작곡 '두 번째 명상'에 대해 "달에서 지구를 바라볼 때 심정이 어떨까, 대자연을 보고 나면 숭고해지는 그런 마음일까, 내 고민이 정말 보잘것없이 느껴지진 않을까 등을 생각하며 이 곡을 썼다"고 설명했다.

클럽M의 홍보까지 도맡은 그는 가끔 지휘가 필요할 때는 지휘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손일훈은 "멤버들이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에서 지금도 활동하거나 활약한 경험이 있고 음악적 센스도 다들 뛰어나 사실 지휘자는 필요가 없다.

그냥 눈빛만 봐도 다들 안다"며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