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금융자산 '1조5000억원' 주인 품으로…보험금이 절반 이상

금융위·금감원, 6주간 숨은 금융자산 찾아주기 캠페인
60대 이상 고령층 숨은 자산이 전체의 45%

조회대상 계좌 법인 명의로 확대하고 이전한도 상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은행·증권·보험 계좌, 카드 포인트 등에 숨어있는 금융자산만 약 1조 5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대 이상 연령층의 숨은 금융자산이 전체의 45%를 차지해 고령층의 금융소외 현상이 여실히 드러났다.

4일 금융당국은 6주(4월11일~5월20일) 동안 '숨은 금융자산 찾아주기' 캠페인을 시행한 결과 전 금융권 255만개 계좌에서 약 1조 5000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금융소비자에게 돌려줬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장기미거래 금융자산 9791억원, 휴면금융자산 4963억원, 미사용카드포인트 219억원이었다. 장기미거래금융자산은 통상 3년 이상 장기간 거래가 없는 자산을 의미하고, 휴면금융자산은 법규상 소멸시효가 완성(실기주과실, 휴면성증권 제외)된 자산을 뜻한다.

이는 지난 2015년 6월부터 진행한 캠페인과 상시 환급시스템을 통한 환급 규모(3조 7000억원) 대비 약 40%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난 2019년도에 실시한 캠페인 실적(1조4000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출처_금융위원회.

유형별 환급실적을 살펴보면 보험금이 7822억원(52.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휴면성증권 4320억원, 예·적금 2590억원, 미사용 카드포인트 219억원, 신탁 20억원 수준이다.

숨은 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보험금은 중도보험금(계약자 배당금, 생존연금 등), 만기보험금 등의 장기미거래 보험금이 대부분(7216억원)을 차지했다.

숨은 금융자산을 찾아간 연령은 60대 이상 고령층 비중이 45.0%로 가장 컸다. 50대는 27.6%, 40대 16.1%, 30대 8.2%, 20대 이하 3.1% 순이었다.

환급이 인터넷·모바일에서 9480억원(63.3%)에 달한 점도 눈에 띈다. 영업점‧고객센터에서는 5493억원(36.7%)의 환급이 진행됐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요 거래 채널이 영업점·고객센터에서 인터넷·모바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도 캠페인의 경우 영업점·고객센터를 통한 환급 실적은 전체의 94.8% 수준에 달했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정보포털인 '파인'을 통해 숨은 금융자산의 조회·환급이 편리하게 진행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비대면 채널을 통한 환급이 증가한 점을 감안해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 조회 대상을 늘리기로 했다. 기존에는 개인 명의 계좌만 조회했지만, 개인을 포함해 법인 명의 계좌로 확대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의 잔고이전 한도도 늘린다. 잔고이전·계좌해지 기준이 기존에는 잔고 50만원 이하의 1년 이상 미사용 계좌였지만, 잔고 100만원 이하의 1년 이상 미사용 계좌로 개선키로 했다.

당국은 "이번에는 미사용 카드포인트까지 들여다 본 만큼 지속적인 캠페인과 함께 추가 대상 자산 확대를 검토하겠다"며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항목에 휴면 금융자산 환급 실적을 계량지표로 추가해 금융기관의 자발적인 환급을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