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풀타임 선발 시즌…7승으로 팀 내 다승 2위
"믿고 기회 주신 덕분에 자리 잡았다"
프로 9년 차 투수인 롯데 자이언츠 이인복(31)은 늦게 피운 꽃도 화려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선수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2014년 롯데에 입단한 이인복은 2020년이 돼서야 1군 무대에서 첫 승리를 따냈다.

지난 시즌 후반기 불펜에서 선발 투수로 전향한 뒤 등판한 8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2.59로 활약하더니, 올해는 당당한 팀의 3선발로 마운드를 지킨다.

이인복의 올 시즌 성적은 7승 7패 1홀드 평균자책점 3.83이다.

팀 내에서 찰리 반즈(8승)에 이어 다승 2위를 달리고 있고, 그가 소화한 82⅓이닝은 반즈(112⅓이닝)와 박세웅(86⅓이닝)에 이어 팀 3위다.

입단 당시에는 강속구 투수였던 이인복은 빠른 공을 버리고 투심패스트볼을 장착했다.

땅볼을 유도하는 공격적인 투구를 앞세워 그는 이번 시즌 14번의 선발 등판 중 6번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에 성공했다.

이인복은 6월 들어 잠시 주춤했던 반즈마저 제치고 사실상 팀의 1선발 노릇까지 했다.

그는 6월 5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86을 거둬 팀에서 가장 많은 선발승을 따냈다.

특히 6월 30일 부산 두산 베어스전에서 6이닝 동안 안타 9개를 내주는 악전고투 속에서도 단 1실점으로 버티고 승리를 따낸 건 선발투수로 완전히 자리를 굳혔다는 걸 보여준 장면이었다.

지휘봉을 잡은 작년 후반기부터 이인복에게 선발 기회를 준 래리 서튼 감독이 "지난 6주 동안 팀에서 가장 꾸준한 선발 투수였다"고 찬사를 보낼 정도였다.

3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이인복은 "믿고 기회를 주시고 맡겨주셔서 꾸준히 선발로 출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이인복을 데뷔 후 처음으로 올해 풀타임 선발로 시즌을 치르는 중이다.

한 시즌을 무사히 끝내려면 기량만큼이나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

그는 "아직 경기를 준비하는 특별한 루틴은 없지만, 자연스럽게 방식을 만들어가는 중"이라며 시즌 마지막까지 선발진에서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이인복이 선발진 한자리에서 버텨준 덕분에 롯데는 급격한 추락 없이 중위권 도약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7위 롯데와 5위 KIA 타이거즈의 격차는 4.5경기인데, 롯데 선수들은 3연승과 같은 짧은 연승을 반복한다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고 말한다.

롯데는 7위로 후반기를 시작해 최종 3위를 기록한 2017년의 막판 스퍼트를 재현하는 게 목표다.

이인복 역시 "지금은 개인 목표보다는 팀이 가을야구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인복은 롯데가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른 2017년 경찰야구단에서 복무했기에 올해 가을야구가 더 간절하다.

지금 페이스를 후반기에도 지킨다면, 이인복은 데뷔 첫 10승과 규정이닝(144이닝)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이인복은 "팀 승리에 보탬이 되도록 점수를 1∼2점 주더라도 6이닝 이상 소화하는 것만을 생각한다"며 개인 목표는 머릿속에서 지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