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1천600년을 버텨낸 씨앗'으로 그린 그림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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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1천600년을 버텨낸 씨앗'으로 그린 그림 한 장
경주의 천년 달빛, 월성 ⑦

-'1천600년을 버텨낸 씨앗'으로 그린 그림 한 장…역사학계 비상한 관심

2019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금으로부터 1천600년 전인 5세기 여름의 모습을 담은 '월성의 어느 여름날'이란 그림 한 장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신라의 왕이 살던 궁궐인 월성의 주변 해자(방어를 위한 도장)의 모습인데요,

현재는 이렇게 해자의 흔적만 보이는 터로 남아있지만 1천600년 전엔 자줏빛 연꽃과 주변의 느티나무 등 평화로운 정취를 간직한 곳이었습니다.

그림 속 식물은 모두 이곳에서 발견된 유물과 꽃가루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뒤 자연환경을 정밀하게 복원한 것입니다.

경주 월성의 유적지 가운데 특히 궁을 둘러싼 해자에서 귀한 자료가 대거 출토됐습니다.

퇴적토를 물로 씻어내 조심스럽게 내용물을 확인하는데 천년 넘는 긴 시간을 버텨낸 보물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바로 씨앗입니다.

"약 1천600년 전의 씨앗이 지금까지 썩지 않고 남아있다니!"

자세히 살펴보니 가시연꽃과 쌀·보리·밀·콩 등의 곡류, 그리고 복숭아·자두와 같은 과실류까지
70여 종의 식물 씨앗이 대거 발견됐습니다.

외부 공기와 차단된 흙 속에서 오랜 세월 잘 보존됐던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출토된 건 가시연꽃의 씨앗.

저수지나 연못에 주로 사는 한해살이 식물로 여름엔 자주색 꽃을 피웁니다.

신라뿐만 아니라 백제에서도 가장 높은 관등에선 자색의 관복을 입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고대인은 자색을 아주 귀한 색으로 여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법흥왕(法興王) 때의 제도에서는 태대각간부터 대아찬까지는 자색(紫色) 옷을 입었고, 아찬부터 급찬까지는 비색(緋色) 옷인데 모두 아홀(牙笏)을 들었고, 대나마와 나마는 청색 옷을, 대사(大舍)부터 선저지(先沮知)까지는 황색 옷을 입었다.

이찬과 잡찬은 비단 관을 쓰고, 파진찬과 대아찬과 금하(衿荷)는 비색 관을 쓰고, 상당대나마(上堂大奈麻)와 적위대사(赤位大舍)는 갓끈(組纓)을 매었다.

'

자색의 꽃잎을 가진 가시연꽃이 왕궁에 핀 이유도 이 때문일까요.

이러한 식물 이용은 화려한 장식 문화가 발달했던 신라인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잣은 딱딱한 껍질에 둘러싸인 씨앗인데, 잣 껍질에 구멍을 내 꿰어서 활용한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발굴단은, 천여 년 전부터 신라인이 이 씨앗을 장신구로 활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꽃가루도 퇴적물 속에서 발견됐습니다.

꽃가루를 정밀 분석을 해보니 이 해자 주변에는 느티나무가 가장 많았고, 또 그 주변엔 소나무, 참나무, 굴피나무, 물푸레나무, 벚나무, 느릅나무 등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처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는 고 환경 연구를 2014년부터 지속해서 해왔고 무려 1천여 년이 지났지만, 당시 모습을 과학적으로 정밀하게 복원해낼 수 있었던 겁니다.

이러한 고 환경 식물 연구는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당시 신라인의 생활양식과 사고방식을 유추할 수 있는 귀한 사료로 사학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세영 기자 유세진 작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