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수익성 조사 후 투자를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공동투자'가 인기다. 여러 명이 돈을 나눠 투자해 수익성이 높은 부동산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믿을 만한 사람끼리 의기투합할 경우 리스크도 줄이고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투자방식이다.
경기도 안양시에서 보험대리점을 운영 중인 박◌◌씨(56)는 마음이 맞는 퇴직 동료들과 원룸텔 임대사업에 나서 재테크에 성공한 케이스다. 박씨는 W은행을 명예퇴직한 후 퇴직자 모임에서 동료 3명과 공동투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웬만한 부동산은 덩치가 너무 커 혼자 매입하기가 어려워서다. 실패를 줄이기 위해 먼저 부동산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1년여 동안 동료들과 경매학원에 등록해 투자 과정을 이수하고 대학원 부설 투자분석사 과정도 다녔다. 부동산을 같이 공부하는 동안 동료들과 수익형 부동산 임대사업이 가장 유망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박씨는 3명의 동료와 현장 분위기를 익히기 위해 급매로 나온 상가와 오피스를 찾아다니며 수익성을 분석했다.
마침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10층 상가를 발견했다. 임차인이 없어 이 상가의 8층은 2년 동안 공실로 남아 있었다. 미분양 상가여서 가격도 적당하고 유동인구가 많아 임대사업을 하기엔 적지였다. 역세권에서 조금 벗어난 곳이지만 젊은 층의 수요가 많아 원룸텔로 개조하면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비어 있던 상가 8층 전체를 5억 원에 사들였다. 최초 분양가보다 4억이나 싼 금액이다. 건물주와 끈질기게 가격조정 협상을 벌인 결과다. 2개월간의 공사 끝에 상가 한 층을 원룸텔 45실로 개조했다. 총 비용은 분양대금 5억 원과 공사비 3억 원 등 모두 8억 원. 박씨를 포함해 4명이 각각 2억 원씩 부담했다.
공사를 끝낸 후부터 인터넷 홍보와 전단 광고를 시작했다. 덕분에 오픈한 지 2개월 만에 45실 모두 입주를 마쳤다. 가끔 공실이 발생하지만 매출은 매월 1실당 보증금 없이 월세 35~40만원씩 모두 1700여 만 원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전기세와 수리비 등 운영비와 세금 등을 제외하면 매달 순수익은 1320여만 원.4명이 매달 330여만 원씩 배당받고 있다.
고수익에 현혹되면 백전백패
여럿이 힘을 합쳐 부동산에 돈을 묻는 공동투자는 가끔 고수익을 유혹하는 '독이 든 사과'로 바뀌기도 한다. 투자금을 모았던 대표가 사기를 치거나 여럿이 모은 돈을 가로채는 바람에 대박을 꿈꿨던 투자자들이 길거리에 나앉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자영업을 하는 왕◌◌씨(52)는 대박에 눈이 멀어 제대로 따져보지 않고 '고수'라는 사람의 말만 믿고 공동투자에 나섰다가 낭패를 본 사례다.
왕씨는 8000만원의 여윳돈을 운용할 곳을 찾고 있었다. 수도권 일대의 집과 땅을 열심히 찾아다녔지만 좋은 투자처를 물색하기란 쉽지 않았다. 우연히 신문광고를 통해 모 단체가 운영하는 법원경매 교육 과정을 알게 됐다. 소액을 투자해도 돈 되는 물건만 찍어준다는 경매강사의 말에 솔깃했다.
경매강사는 '특수물건'공동투자를 권유했다. 특수물건은 유치권이나 선순위 가처분 등이 있는 물건을 말한다. 왕씨는 경매로 나온 충북의 펜션단지에 공동투자하면 1년 안에 투자금액의 2배를 돌려준다는 말에 현혹됐다.
수강생 20여명이 적게는 2000만 원, 최대 5억 원까지 유명 경매강사를 믿고 돈을 맡겼다. "맡긴 돈만큼 펜션에 근저당을 설정했으니 안심해도 좋다"는 강사의 말을 굳게 믿었다. 경매강사의 주도하에 펜션단지를 낙찰 받고 잔금은 은행대출을 얻어 납부했다. 하지만 부동산에 설정된 유치권 등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문제가 생기자 경매강사는 수강생을 몇 명 더 끌어들여 꼬인 문제들을 풀어보려 했으나 다른 채권자들에 의해 펜션은 결국 다시 경매에 부쳐지고 말았다. 경매 강사는 공동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결국 왕씨를 포함, 공동투자자들은 한 푼도 받지 못하고 투자금을 날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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