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시장 동향도 이를 대변하고 있다. 일반 매매시장의 경우 올 들어 4월말까지 아파트는 -0.43% 하락세를 보인 반면 오피스텔은 전세가 0.98% 상승에 이어 매매가도 0.84%가 상승했다.
분양시장 청약 열기는 더 뜨거운 상황이다. 지난 5월 10~12일 청약접수를 받은 잠실 푸르지오월드마크 오피스텔은 89실 분양에 4396명이 몰려 평균 49.4대1의 경쟁(소형은 최고 89대1, 중형 36대1, 대형 14대1)을 보였으며, 이에 앞서 4월 16일에 분양된 인천 에코메트로 더타워 오피스텔 282실 분양 시에는 2587명이 몰려 평균 9.2대1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방에서 분양된 오피스텔도 거의 예외 없이 성황이다. 5월 17~18일 청약접수를 받은 부산 서면 포스코 센트럴스타 리츠 오피스텔 319실 분양에 9889명이 몰려 평균 31대1 경쟁률을 기록했을 정도다.
이처럼 일반주택 매매시장이나 분양시장 침체와는 달리 오피스텔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지금의 주택시장이 매우 침체돼 있다는 데에 기인한다. 주택시장 침체로 매매는 끊기고 대신 임대수요가 폭증하면서 전세가가 십 수개월 연속 상승했다.
특히 중대형보다 중소형아파트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직장인, 신혼부부, 대학생 등 소위 1~2인 가구 임대수요가 대거 오피스텔이나 원룸으로 몰렸다. 임대수익을 노리려는 투자자들이 앞을 다퉈 오피스텔 매입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오피스텔은 부동산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이점도 있다. 우선 오피스텔은 담보대출 시 DTI(총부채상환비율)가 적용되지 않는다. 주택의 경우 연간 소득대비 대출금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강남권 40%, 서울 50%, 인천ㆍ경기지역 60%를 초과할 수 없지만 오피스텔은 이러한 규제가 없다.
또한 분양주택보다 완화된 전매제한규제가 적용된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수도권 공공택지는 1년~5년, 민간택지는 1년~3년간 전매가 제한되지만 오피스텔은 서울, 인천, 성남, 수원, 고양, 용인 등 수도권 9개 도시, 100실 이상, 2008년 9월 22일 이후 분양분에 한하여 계약체결일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시까지(사용승인일부터 1년이 지난 날까지 소유권이전등기를 완료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사용승인일부터 1년간) 전매가 제한될 뿐이다.
주거용으로 사용하지 않는 한, 즉 주거용 오피스텔이 아니면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할 일도 없다. 주택의 경우에는 세대별합산과세가 인별합산과세로 바뀌면서 주택가액이 6억원(1세대 1주택자 단독명의에 대해서는 3억원 기초공제로 사실상 9억원)초과 분에 대해서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된다.
그러나 사업용(업무, 상업 등) 건물은 건물부분을 제외하고 부속토지에, 그것도 그 부속토지가액이 40억원을 초과해야 하는 경우에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므로 오피스텔 몇 실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들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지는 않는다.
기능적인 가변성이 주택보다 크다는 것도 이점이다. 내부설계구조가 가변적인 오피스텔이 많고, 이용자의 필요에 따라 주거용, 업무용, 주거 및 업무 겸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택보다 효용이 높다. 신혼부부, 학생, 직장인 등 오피스텔을 지탱하는 기본적인 수요뿐만 아니라 창업 및 업무를 위한 공간으로서의 오피스텔 수요가 꾸준한 이유이다.
그렇다고 오피스텔이 무결점의 최상의 투자종목이라는 것은 아니다. 오피스텔의 최대 약점은 오피스텔이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 전형적인 임대수익형 상품이라는 점이다. 물론 최근 오피스텔 가격이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이는 주택시장 침체로 인한 반사적 효과일 뿐 아파트만큼의 지속적인 상승세나 큰 폭의 상승세를 타기에는 한계가 있다.
임대수익형 상품이라는 것은 매매수요보다는 임대수요가 우선시되는 종목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가급적 역세권, 대학가 주변, 상업 및 업무밀집지역, 도심 업무지역과 외곽지역 연결 주요 중간지대,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지역 주변에 소재한 오피스텔을 고르는 것이 오피스텔 투자의 핵심이다. 더블역세권이나 트리플역세권의 입지조건, 수요가 겹치는(예컨대 학생과 직장인) 입지조건을 갖춘 오피스텔이면 최상이다.
오피스텔은 주택시장 침체 여하에 따라 부침이 심한 상품, 주택의 대체재라는 성격이 강하다는 것도 단점이다. 주택시장 침체기에는 수요가 늘지만 호황기에는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한동안 오피스텔 공급이 줄었고, 최근 주택시장 침체 및 전세시장 강세로 오피스텔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지만, 주택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든다면 오피스텔이 다시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또한 오피스텔은 편리성, 효용성을 빼면 단지형 아파트에 비해 비교열위(쾌적성, 주차, 전용률, 관리비 등)에 있는 상품이다. 따라서 오피스텔과 비슷한 지역에 소재한 아파트 매물(매매, 전세)이 쌓이고 있는 상황에서는 제아무리 편리성이나 효용성을 갖춘 오피스텔이라 하더라도 임대상품으로서의 가치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오피스텔 투자에 앞서 오피스텔 주변지역의 매매나 임대여건 등 주택시장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최근의 시류를 틈타 오피스텔 공급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오피스텔 투자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아직도 올해 안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 오피스텔 물량이 많다. 용산구 한강로2가, 서초구 서초동, 성동구 행당동 등 서울 도심 물량을 비롯해 인천경제자유구역 등 나름 규모도 있고, 브랜드가치도 있는 물량들이다.
그러나 입지와 가격경쟁력은 물론 공급 과잉은 아닌지, 오피스텔과 인접한 아파트단지의 매매나 전세시장은 어떤지, 임대수요가 어느 정도 뒷받침됐는지 등의 거시적 요인에서부터 전용률, 주차여건, 도로ㆍ교통여건, 관리비, 쾌적성 등 미시적 요인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할 일이다. 과거 일산지역 오피스텔 공급과잉으로 오피스텔 매매가나 임대가가 대폭락 수준에 이르렀던 쓰라린 경험을 되풀이해서는 안 되겠기 때문이다. 닥터아파트(www.drapt.com)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