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속설 중에 "큰 게(?) 무조건 좋다"라는 말이 있다. 땅이든 건물이든 같은 값을 치르고 부동산을 살 때 면적이나 덩어리가 커야 이익이 크다는 뜻이다. 일리 있는 말인 듯 싶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항상 그런 것만은 아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김○○씨(59)는 젊었을 때부터 출판사를 운영해 제법 큰돈을 벌었다. 40대 초반에 큰 평수의 내 집을 마련한 김 씨는 얼마 전 자식들을 출가시킨 후에는 그동안 맘에 뒀던 건물 임대사업용 부동산투자에 관심을 기울였다. 수 년 동안 법원 경매와 공매부터 급매까지 시내 요지를 샅샅이 뒤져 괜찮은 물건을 찾아봤지만 깐깐한 김씨의 눈에 들어오는 건물은 눈에 띄지 않았다.

운영하던 출판사를 미리 정리해 시간이 많았던 김씨는 여러 물건을 충분히 물색했고 그 중 가장 괜찮은 부동산을 선택할 단계가 됐을 때 더 괜찮은 수익성 부동산이 매물로 나왔다는 연락을 부동산업자로부터 받았다. 그동안 봐왔던 건물은 대로변의 중형급 건물 두 개로 수익성은 크지 않았지만 상가와 업무용 건물로서의 가치가 있어 누가 봐도 투자성이 괜찮은 부동산이다. 그러나 새로 투자를 검토하는 건물은 신도시 대형 쇼핑센터 내 1층 패스트푸드점 용도의 상가 171㎡였다.

김씨의 부동산 매입을 도와주는 모 컨설턴트는 되도록 중형급 건물을 매입하는 게 훨씬 유리할 것이라 자문했다. 이왕 비슷한 금액으로 투자한다면 나중에 되팔 때 환금성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고 임대수익이 적지 않은 부동산이니 단독빌딩을 사는 게 안전하다고 투자를 권했다.

그러나 김씨의 생각은 달랐다. 쇼핑센터 내 구분상가 또한 활용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수익성이 있으리라 판단했다. 검토하고 있는 두 개의 건물은 외관만 번듯할 뿐 수익성이 못하다는 판단이었다. 덩치만 클 뿐 월 임대수익이 연 6%인데 비해 171㎡ 상가는 활용하기에 따라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으리란 판단이 섰다. 임대가 용이하지 않다면 직접 상가를 운영해 보는 게 나을 거라 생각했다.

12층 상가 중 1층 171㎡ 상가는 윗 층에는 수영장과 영화관까지 갖춘 복합상가. 새로 개발한 택지개발지구 내 위치해 주변에는 대단위 아파트들이 속속 들어서 무엇을 하든 장사가 잘 되고 젊은 층 유동인구 확보가 용이하리란 판단이 섰다. 김씨는 서울의 번듯한 건물 매입을 포기하고 수도권 B시에 있는 G쇼핑센터 내 1층 상가를 15억 원에 분양 받았다.

김씨는 겉보다는 실속을 선택한 것이다. 분양 받은 상가는 지난해 개점했고 이 자리에는 젊은 층 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패스트푸드점을 열었다. 오픈 이후 이 상가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데 한 달 평균매출액만 1억1000만원을 올리고 있다. 패스트푸드점 매출 전국 15위권에 오르는 대성공을 거두면서 나날이 매출액이 늘고 있다.

이번 사례는 신도시 단지 내 상가를 매입해 짭짤한 임대수익을 올리는 경우다. 증권회사 퇴직 지점장 출신의 고○○씨(48)는 용인 ○○택지개발지구 1800가구 단지 내 상가 3층을 3.3㎡ 당 600만원에 200평을 분양 받았다. 강북의 번듯한 건물 값을 주고 분양 받을 때는 약간 허무(?)했다고 한다. 친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래성을 보고 산 이 상가는 역시 기대 이상의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레스토랑과 한의원, 치과의원으로 나눠 세를 준 고씨는 보증금 2억 원에 월 2100만원의 고정 월세가 나오는 훌륭한 수익성 부동산에 투자한 셈이다. 연 20%가 훨씬 넘는 알짜 부동산이라 매월 말일 임대료가 나오는 날이면 항상 미소를 띤다.

중대형 금액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번듯한 단독건물에 투자하는 걸 선호한다. 수익성을 따지기보다는 환금성과 외관을 따져 투자를 고려하는 편이다. 그러나 시내의 번듯한 건물일수록 임대수익률은 연 5~7%대에 그친다. 그러나 구분상가지만 황금상권이나 기존상권에 편입된 경우 잘 만하면 연 10%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작지만 실속 있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게 제대로 된 투자법인 것이다.

특히 금액이 클수록 단독건물이냐 지분(구분)건물이냐를 놓고 망설이기 쉽지만 수익성을 염두에 둔다면 당연히 목 좋은 구분 부동산이 훨씬 투자성이 높다. 구분 상가나 건물은 본 건물의 영업성에 따라 엄청난 임대수익을 올리는 것은 물론 잘 만하면 영업상 수익이 단독건물의 2배 이상인 경우가 허다하다. 상권형성에 따라 소비대상 인구가 늘고 구매력이 왕성해지면서 상가는 큰 이득이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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