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단계 단순, 시간 · 경비 절약까지

“궁하면 타협하라” 부동산경기 하강이나 침체 조짐을 보일 때는 부동산 맞교환을 의뢰하는 경우가 늘어난다. 급하게 팔려고 내놓아도 쉽게 처분되지 않는 부동산일수록 교환거래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맞교환은 돈을 매개로 하지 않는 원시적 물물교환으로서, 서로 필요한 물건을 맞바꾸고 차액만 현금으로 결제하는 거래방식이다. 대부분 토지나 상가, 전원주택 등 환금성이 떨어지는 종목들이 교환매물의 대표군단들이다.

맞교환은 일반매매에 비해 거래에 따른 단계가 단순할뿐더러 시간과 경비를 줄여준다는 점에서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교환 방법을 잘 활용하면 애물단지인 부동산을 빨리 처분하고 원하는 부동산을 골라잡을 수 있다. 게다가 현금 없이도 거래할 수 있어 불황기에 적합한 투자방법이다.

서울 목동에 사는 이○○(38)씨는 경매에서 낙찰 받은 영등포구 신도림동 75㎡ 다세대주택을 전원 주택지와 맞교환으로 거래해 이득을 본 케이스다. 이씨는 2006년 들어 다세대주택을 매물로 내놨지만 매수세가 끊겨 어려움을 겪었다. 간혹 매수의사를 밝힌 사람과도 가격이 맞지 않아 계약까지 연결되진 못했던 것이다. 이 씨는 결국 수도권 전원주택지와 맞교환하기로 하고 매수자 물색에 나서 경기도 광주군 실촌면에 3.3㎡ 당 10만 원대 297㎡ 대지가 매물로 나왔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이 씨는 곧 토지 소유주와 접촉해 연립주택과의 교환 여부를 타진했고, 신도림동 75㎡ 다세대주택의 시세가 1억 2천 5백만 원 선인 점을 감안, 중개업소의 알선으로 토지 소유자로부터 3천2백만 원을 추가지급 받았다.

이처럼 교환거래는 막상 물건 소유주끼리 협상만 잘되면 거래 자체는 수월한 편이다. 게다가 부동산 거래 침체국면이 장기화하면 교환거래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교환거래는 대부분 일선 중개업소에서 마지막 거래수단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경기가 좋지 않았던 2000년에 용인, 파주, 광주 등 수도권 외곽지역에서 160㎡ 이상 대형 아파트가 교환물건으로 대거 나왔었다. 아파트는 부동산 물건 중 환금성이 높다는 점 때문에 교환된 사례가 거의 없었지만, 거래 침체 탓에 교환시장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그런가 하면 행정기관이 보유 부동산을 교환물건으로 내놓기도 했다. 부천시의 경우 중동 신도시 내 팔리지 않은 시 소유 상업용지 14만2천㎡를 옛 도심지역의 개인 토지 76만㎡와 맞바꾼 것이 대표적인 실례이다.

베테랑 중개업자 개입시켜야 안전

그러나 부동산 맞교환 시 주의할 것 가운데 하나는 시중의 정상적인 시세에 따른 매매가 아닌, 매도자끼리 임의대로 매긴 부풀린 가격에 의해 거래가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불공정 교환이 발생할 여지가 높다. 부동산 거래 초보자는 특히 곳곳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어 거래사고에 빠질 확률이 매우 크다.

이러한 약점을 이용한 일부 무허가 중개업자는 거래차익까지 챙긴다. 그래서 교환업자는 “형제의 부동산도 거래를 위해 무조건 깎아 내린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있다. 그만큼 부동산 가격은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무척 어렵다는 뜻일 것이다. 뿐만 아니다. 팔려는 매도자가 업자의 도움 없이 교환하거나, 신문이나 정보지에서 교환광고를 보고 뛰어들었다가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많다.

자신의 물건이 비싸게 보여야 한 푼이라도 더 받아낼 수 있기 때문에 교환시장은 조금 삭막하다. 게다가 팔려는 매도업자의 도움 없이 교환하거나, 신문이나 정보지에서 교환광고를 보고 뛰어들었다가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부동산을 맞교환할 때는 베테랑 중개업자를 개입시키는 게 유리하다.

초보업자는 쉽게 다른 사람의 말에 동조하는데다 가격협상에서 밀리기 일쑤다. 초보업자일수록 부동산 시세나 지식이 어두운 사람이 손해 보는 경우가 많으므로 되도록 공정한 거래를 자문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는 말이다. 고도의 지능범들이 판치는 중개시장에서 양심적인 업자를 사귀어 두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또 만약의 거래사고를 대비해 허가 받은 업소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교환은 무엇보다 사람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가진 사람을 찾는다 해도 가격협상이 쉽지 않다. 상대방 부동산이 꼭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상가나 아파트 등 매각이 쉬운 물건이라면 일단 교환을 추진하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먼저 가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교환 대상물건의 시세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메트로컨설팅(www.metro21c.co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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