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전 반짝 늘었다 선거 이후 썰물처럼 빠져나가기도
선거 떴다방?…경북 의성·군위 지방선거 때마다 인구 늘어
인구 소멸 위험 지역으로 손꼽히는 경북 의성군과 군위군에서 지방선거 때마다 인구가 '반짝'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의성군에 따르면 매달 줄어들던 의성군 인구가 올해 들어 지난 3월 5만560명으로 직전 달보다 73명 늘더니 4월에는 5만609명으로 49명 더 늘었다.

선거 직전에 인구가 늘어난 것은 올해만이 아니다.

4년 전인 2018년 6월 제7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매달 줄어들던 의성군 인구가 선거 3개월을 앞둔 그해 3월 5만3천281명으로 직전 달보다 30명 늘더니 4월에도 5만3천316명으로 40명 가까이 더 늘었다.

인구 증가 폭이 크지는 않아도 유독 지방선거가 든 해에만 선거일 임박해서 반짝 늘어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선거 떴다방?…경북 의성·군위 지방선거 때마다 인구 늘어
의성군과 이웃한 군위군도 마찬가지다.

인구가 꾸준히 줄어드는 곳이지만 지난해 12월(2만2천945명)에 2만3천명 아래였던 인구가 올해 들어 지난 1월 2만3천8명, 2월 2만3천53명, 3월 2만3천258명, 4월 2만3천314명 등 매달 50∼200명씩 늘었다.

경찰과 선관위가 위장전입 사례가 있지 않은지 수사를 벌이고 있을 정도다.

군위군 또한 4년 전인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매달 줄어들던 인구가 선거 3개월 전인 그해 3월 2만4천802명으로 70명 증가로 돌아서더니 4월 2만4천887명, 5월 2만5천146명 등 매달 60∼80명이 늘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정반대 양상을 보였다.

그해 6월 지방선거가 끝난 뒤 집계한 당월(6월)말 군위군 인구는 2만4천924명으로 직전 달보다 222명이나 줄었다.

8년 전인 2014년 지방선거 때도 연초부터 매달 50∼130명 늘던 인구는 그해 5월 2만4천533명까지 늘었다가 선거가 끝난 6월 말에는 2만4천452명으로 81명 줄었다.

이처럼 두 지역에서 지방선거 때마다 갑작스럽게 인구가 늘어나는 것과 관련해 '우연의 일치'라든가 '해당 지역 주소 갖기 운동' 등의 영향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지역 소멸이 우려될 만큼 인구 감소 일로에 있는 두 곳에서 지방선거 때마다 반짝 인구가 늘어나는 것이 선거와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군위군 주민 A씨는 "지방선거 앞두고 인구가 늘었다가 선거 끝나고 수십, 수백명씩 인구가 줄어드는 것을 우연이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겠냐"면서 "선거에 영향을 주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지나 않은지 관련 당국이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