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초 신한·메리츠·DB 등 0.10∼0.25%p↑…최고 금리 10% 육박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속속 인상…빚투 개미 '빨간불'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증권사들도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매수할 때 적용하는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속속 올리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저금리 기조에 많은 개인 투자자가 빚을 내 주식을 샀으나, 이제 이자 부담과 하락장이 맞물려 신용거래에 대한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 줄줄이 신용융자 금리 인상…최고 10% 육박
29일 금융투자협회와 각 증권사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 DB금융투자, 메리츠증권 등이 오는 6월 2일 신규 매수분부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일부 인상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융자 기간 7일 이내의 이자율을 연 4.50%에서 4.75%로 0.25%포인트 올린다.

8∼15일(7.00%→7.25%)과 16∼30일(7.40%→7.65%) 이자율도 0.25%포인트씩 높인다.

지난 3월 구간별로 0.4∼1.6%포인트씩 이자율을 올린 지 약 3개월 만에 또 인상에 나섰다.

다만 융자 기간 31∼60일, 71일∼90일, 91일∼300일은 각각 8.70%, 9.20%, 9.50%로 현재 이자율을 유지하기로 했다.

DB금융투자는 이자율을 전 구간에 걸쳐 0.20%포인트씩 인상한다.

융자 기간 91∼350일에 적용하는 이자율은 현재 9.51%에서 9.71%로 올라 10%에 육박하게 된다.

90일 이내 이자율도 5.18∼9.08%에서 5.38∼9.28%로 높아진다.

메리츠증권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0.10%포인트 올린다.

융자 기간에 따라 이자율이 기존 5.81∼8.80%에서 5.91∼8.90%로 상승한다.

최근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이미 인상한 증권사도 많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23일부터 이자율을 0.25%포인트 올렸으며, 대신증권도 이달 6일자로 융자 기간 8일 이상인 매수분에 대해 이자율을 0.50%포인트 인상했다.

또 교보증권, 미래에셋증권, 다올투자증권 등이 지난달에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최대 0.20%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속속 인상…빚투 개미 '빨간불'
◇ 막 내리는 '유동성 파티'…'빚투' 잔고도 감소세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상승장을 이끈 '유동성 파티'가 막을 내리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필두로 각국 중앙은행은 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금리를 다섯 차례 인상했다.

이 기간 기준금리는 0.50%에서 1.75%로 수직 상승했다.

한은은 물가 중심 통화정책에 따른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했으며, 시장에서는 연말 기준금리가 2.25∼2.50%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대부분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최고 금리가 이미 9%대까지 오른 만큼 금리가 연내 10%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증권사는 대개 신용융자 금리 설정 시 양도성예금증서(CD)나 기업어음(CP) 금리 등을 기본금리로 한 뒤 여기에 가산금리를 얹는 방식을 취한다.

많은 증권사가 기본금리로 활용하는 CD 91일물 금리 역시 작년 8월 하순 한은 기준금리 인상 이전 연 0.77%에서 현재 1.96%로 뛰었다.

최근 증시 침체와 이자 부담이 겹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감소하는 양상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이달 중순부터 21조원대를 유지했으며, 지난 26일 기준 21조6천65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의 23조886억원보다 1조4천억원가량 줄어든 규모다.

또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 작년 9월 13일의 25조6천540억원과 비교하면 4조원가량 감소했다.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도 지난 26일 기준 58조8천535억원으로, 사상 최고치인 지난해 5월 3일의 77조9천18억원 대비 19조원정도 줄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