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송철호-국힘 김두겸, 일자리·인구·메가시티 등 놓고 기싸움·신경전
김 "다시 부자 도시 만들 것", 송 "시민과 만드는 살기 좋은 울산"
울산시장 후보 방송토론…현안마다 충돌하며 치열한 공방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울산시장 후보자 토론회에서 맞대결을 벌인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후보와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는 현안마다 뚜렷한 견해차를 보이며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울산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26일 오후 11시부터 ubc울산방송국에서 80분간 생방송으로 울산시장 후보자 토론회를 개최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이 방송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상대 기세를 꺾으려 건건이 충돌했고, 도덕성과 자질을 문제 삼으며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시작발언에서 먼저 나선 김 후보는 "울산은 전국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였지만, 지금은 인구와 일자리는 감소하고, 청년은 떠나는 등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현대자동차가 전기차에 63조원을 투자한다면서도 울산에 투자한다는 말이 없는데, 자동차 도시 간판을 내리지 않도록 그린벨트를 해제해 전기차 공장을 유치하고 울산을 다시 부자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송 후보는 "민선 7기 시민의 성원으로 경제 불황을 이겨냈고, 코로나19도 끝이 보이는 등 결국 살기 좋은 울산을 시민이 만들어 가고 있다"라면서 "시장 후보자가 정책과 도덕성을 검증받는 토론회를 무서워한다면 시민 선택을 받기 어려울 것이며, 저는 소통에 최선을 다하고 겸허하게 검증받겠으니 앞으로 4년을 누구에게 맡길지 잘 판단해 달라"고 당부했다.
울산시장 후보 방송토론…현안마다 충돌하며 치열한 공방
이어진 공통질문부터 두 후보의 기 싸움이 본격화했다.

'울산시민의 문화예술 욕구 충족 방안'에 대한 질문에 김 후보는 "울산시민들은 국가산업 발전에 헌신하면서 일을 많이 했지만, 즐길 여유는 없었다"라면서 "시민이 다양한 문화를 향유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며, 그것을 위해 태화강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같은 시설을 만들고 농수산물도매시장 부지에 청년이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센터를 조성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송 후보는 "자연재해 위험이 있는 강 위에 어떻게 오페라하우스 같은 시설을 만들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어렵고, 농수산물시장 자리에 복합 주거문화 공간을 조성한다는 공약은 제가 추진했던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제가 시장으로 있을 때 울산시립미술관의 정체성을 확보해 현재 최고 인기 미술관으로 만든 것처럼 시민과 소통해 문화 욕구 충족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년실업과 일자리 창출 방안'에 대한 상호토론에서는 주제와는 동떨어진 문제로 신경전이 격화했다.

송 후보는 "좋은 일자리는 노동 존중이 바탕이 되는데, 김 후보는 과거 노동을 탄압하고 여성 노동자를 성추행하는 등 문제가 된 용역업체 대표로 노동계와 악연이 있다"라면서 "노동자들에게 사과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송 후보는 최근 기자회견 등을 통해 같은 내용으로 김 후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송 후보가 주장하는 해당 직원은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며, 다른 허위 내용에 대해서도 법적 조처할 것"이라면서 "특히 과거 기업에서 이사를 맡고 변호를 하는 등 반노동, 반인권 변호사인 송 후보가 말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울산시장 후보 방송토론…현안마다 충돌하며 치열한 공방
'인구 유출 원인과 극복 방안'에 대한 토론에서 두 후보는 각자 대표 공약인 '그린벨트 해제'와 '부유식 해상풍력 추진'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인구 증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자리가 중요하며, 현대차가 밝힌 전기차 투자 기회를 놓치면 미래는 없다"라면서 "그린벨트를 산업단지로 조성해서 전기차 공장을 신설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부자 도시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송 후보는 "새로운 미래형 일자리가 필요한데, 제가 시장 때 추진했던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과 수소경제 등으로 경제를 이끌면 새로운 정주 여건도 만들어지고 인구도 늘어날 것"이라면서 "그린벨트를 풀어야 일자리가 증가한다는 사고는 개발독재 시대의 것이고, 그린벨트 해제는 입법 사항인데다 정부가 통제하고 있어 약속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김 후보는 "그런 식으로는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라면서 "자치단체장은 재량행위를 통해 필요하면 법도 바꾸고 중앙정부를 상대로 얻을 것은 얻어야 한다"라고 역공을 펼쳤다.

부울경 메가시티 추진에 대해서도 극명한 온도 차를 드러냈다.

송 후보는 "제가 주도했던 부울경 메가시티는 수도권 집중에 대응하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며, 울산이 부울경을 넘어 대구·경북을 포함하는 그랜드 메가시티의 중심이 되는 길이 열렸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수도권 일극 체계 극복을 위한 대응책은 필요하지만, 추진 방법과 속도 조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라면서 "메가시티는 상호이익이 전제돼야 하는데 경남이 진해신항을, 부산이 가덕도신공항을 얻은 데 반해 울산은 아무것도 받은 게 없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