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연말 2.5% 간다"...이자도 못 버는 기업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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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준금리가 연내 연2.25%를 넘길 걸로 예상되면서 우리 기업과 가계의 자금사정을 악화시킬 거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히 알아봅니다. 경제부 전민정 기자와 함께 합니다.
전 기자, 일단 이번 인상보다도 앞으로 계속 더 올릴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낸 게 주목할 부분 같아요.
<기자>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앞으로 수개월간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 물가 급등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추가 금리인상으로 대응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건데요.
한은은 올해 들어서만 기준금리를 세차례, 즉 0.75%포인트나 올렸지만, 시장에선 앞으로도 연말까지 서너 차례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수개월'간 물가관리의 고삐를 쥐겠다고 한만큼, 당장 물가가 고점을 찍을 때까지 7월과 8월 두달 연속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세 번정도만 올려도 연말엔 기준금리가 2.25%가 되고, 네번이면 2.5%가 되는 건데요.
이 총재도 "내년 초까지도 4%대 물가가 예상된다"면서 "시장이 예측하는 기준금리 상단이 2.5%까지 오르는 것은 당연하고 합리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이창용 총재도 이런 시각에 대해서 "합리적인 기대다"라고 표현했단 말이죠. 올해 많게는 네번까지도 올릴 수 있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이창용 총재가 지난번에 빅스템 배제안한다 라는 얘기를 해서 시장이 크게 놀랐었는데, 빅스텝 관련 언급은 이번에 없었습니까?
<기자>
이 총재는 자신의 빅스텝 발언의 파장을 의식한 듯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는데요.
그는 빅스텝과 관련해선 "여러 물가 지표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뜻"이었다며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임을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물가 상승률이 현재 7∼8%대인데 비해 아직 우리나라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은 아닌 만큼, 전문가들도 한은이 당장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고요.
하지만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다음달 초에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발표 되는데, 상승률이 5%가 넘을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죠. 물가가 기대만큼 쉽게 잡히지 않을 경우 한은이 빅스텝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앵커>
한국은행이 이미 9개월간 다섯차례나 금리를 올렸는데, 이후에도 몇차례 더 올린다. 당장 대출 받은 분들 체감하는 이자부담이 상당할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한은의 분석 결과 대출금리가 0.25%포인트씩만 올라도 전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3조원 넘게 늘어나게 됩니다.
올해 3월 말을 기준으로 가계대출은 모두 1,753조원 정도 되는데, 전체 대출자의 77%정도가 변동금리를 이용하거든요. 이 변동금리가 적용된 대출액에 0.25%를 곱한 3조4천억원 정도가 추가로 불어난 이자가 되는 겁니다.
단순 계산해보면 지난해 8월부터 오늘까지 9개월간 다섯차례 금리 인상으로 늘어난 이자만 17조원입니다.
대출자 한명 당 이자부담을 따져보면 0.25%포인트 금리가 오를때마다 이자가 16만원씩 늘어나게 되는데, 지난 9개월동안 무려 80만원이나 이자 부담이 커졌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앵커>
그나마 조금 다행스럽다라고 할까요. 한국은행의 이번 물가전망 4.5%를 역산해보면 물가가 3분기에 피크를 찍고 내려올거라는 뜻이 된다고 증권가에서는 보는 것 같습니다. 그 얘기를 그런데 뒤집어보면 금리가 올라서 경기가 위축될거다라는 의미가 되거든요. 실제 이런 인상 계속되면, 도산하는 기업들 많아지는 거 아닙니까?
<기자>
기준금리가 급격히 인상되면, 자금 조달금리도 올라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경련 자료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마다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이 5.4%포인트 늘고 추가 이자비용 부담도 8조7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만약 금리가 3%포인트 오를 경우 한계기업 비중은 50% 수준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이미 기업들은 이자 부담에 금리가 높은 회사채 발행은 줄이고, 회사채보다 금리가 낮은 기업어음, CP를 통한 자금 조달 늘리고 있는데요.
오늘 발표된 금감원 자료를 보면 지난달 회사채 발행 규모는 1년 전보다 30% 넘게 줄었고 CP는 20%나 늘었습니다.
만기가 수개월짜리인 CP는 증권신고서를 내지 않아도 되고 기업 대표가 직접 발행할 수 있어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신용등급 기업들이 많이 활용하지만, 이 CP시장으로 자금이 쏠리면 자금 상환이 한번에 집중될 수 있어 유동성 위기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입니다.
<앵커>
지금 이런 상황에서 물가가 만약에 한국은행의 전망대로 피크아웃이 안온다고 한다면, 스태그플레이션 아닌가요?
<기자>
실제 물가가 급등한데다, 대출금리 인상으로 빚 부담까지 늘어 소비까지 위축될 것이라 보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경기침체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고요. 일부에서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경고까지 나온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 총재는 물가가 오르면서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이 상황을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냐에는 "문제가 있다"고 했습니다.
올해 2.7%, 내년 2.4%라는 성장률 전망은 아직 2% 내외인 잠재 성장률보다는 높아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기 보다는 물가 상방 위험을 더 걱정할 상황이라고 본 겁니다.
이 총재는 이번 금리 인상이 취약 차주와 한계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물가 상방 위험 때문에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을 유난히 강조했는데요.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높아져 실제 물가가 더 높아지고, 실질 임금이 하락해 장기적으로는 취약 계층에 훨씬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거죠.
그러면서 통화 정책만으론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재정정책과 같은 정부 정책과 공조가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분석, 한줄 정리 해보자면요?
<기자>
한줄 정리는 "5%대 물가 온다...기준금리 2.5% 간다", 해시태그는 '거리두기 풀리면 뭐하나', '한은, 인플레 불 끌까'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