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알츠하이머 환자 수진 역…"민얼굴로 연기하며 역할 몰입"
"신파로 비칠까 걱정 많았다…가족 간 유대 그린 작품으로 봐주시길"
"(영화를 촬영하면서) 부모님을 뵈러 갔는데 '내 딸 얼굴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역할에 많이 붙어있나보다 했던 기억이 나네요.

"
명실상부 '로코 퀸'으로 안방극장에 설렘을 전하던 배우 서현진이 이번엔 영화 '카시오페아'로 스크린을 통해 감동과 위로를 전한다.

영화에서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수진으로 분한 그는 잘나가는 변호사에서 생리현상조차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는 환자의 모습까지 한 인물의 다양한 변화를 폭넓게 소화해냈다.

26일 화상으로 만난 그는 "촬영하는 동안은 제 일상에 서현진은 거의 없었을 정도로 많이 울고 수진이랑 꽤 붙어있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서현진은 극 중 수진의 병세가 점차 진행되면서부터는 메이크업 없이 연기에 임할 정도로 역할에 집중했다면서도 "결과물이 만족스럽지는 않다"고 아쉬워했다.

"다시 돌아간다고 해서 (연기를) 더 잘할 자신은 없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여서 '아직 멀었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도 '이렇게까지 몰입할 수 있는 상태가 있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어요.

앞으로 연기할 때 캐릭터와 저를 더 밀착시키고 과감하게 표현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게 해 준 작품입니다.

"
2년 전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알츠하이머병을 앓다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떠올라 많이 울었다는 서현진은 연기를 하면서도 외할머니의 생전 모습을 많이 떠올렸다고 했다.

다만 영화가 30대 젊은 나이에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수진과 그를 바라보는 아버지 인우(안성기 분)의 이야기를 그린 만큼 지나친 신파로 비치지는 않을까 걱정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울지 않기로 한 장면에서도 자꾸 눈물이 났다"면서 "너무 신파로 흐를까봐 걱정도 컸는데 감독님께서 솔직하게 감정대로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해주셔서 나오는 대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같은 소재를 다룬 기존 작품들과의 차별점을 묻자 "알츠하이머 환자를 다룬 내용이지만 그것은 베이스(기본)에 불과하고 가족 간의 유대를 다룬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부녀 호흡을 맞춘 배우 안성기에 대해서는 "선생님과 함께 영화를 해본다는 것 자체가 제게는 너무 좋은 기회였다"면서 "희로애락이 다 담긴 눈이 가장 인상 깊었다.

저렇게 나이가 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 시리즈, '또 오해영', '낭만닥터 김사부', '뷰티 인사이드' 등 주로 브라운관에서 활약해 온 서현진은 '카시오페아'가 자신에게는 대단히 큰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영화에서 큰 역할을 맡아 (연기를) 보여드리는 게 처음인 것 같아서 많이 떨려요.

스크린 속 제 모습이 낯설게 느껴질까 봐, 또는 제 얼굴이 스크린에 적합하지 않을까 봐 걱정도 많았어요.

그래도 많이 낯설게 보이지는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도 영화를 통해 드라마에서 보여줄 수 없었던 연기나 장르를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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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