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디지털 작품들 속으로…11개 팀 체험형 예술 선보여

얇은 직육면체 어항에 검정 물고기들이 쉼 없이 움직인다.

어항 겉면에는 오선지가 그어져 있고, 물고기들의 위치는 음표가 된다.

어항 앞에 설치된 카메라는 끊임없이 왕복하면서 음표를 읽어내고,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은 이 음에 맞는 화음을 만들어 자동 피아노로 연결해 연주한다.

이재형 작가의 설치작품 '기계즉흥곡(Machine Impromptu)'이다.

기존의 AI 예술에 자연의 우연성을 적용한 프로젝트로 자연과 기계의 조화를 꾀한다.

젊은 예술가의 디지털 실험…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개막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이 20일부터 29일까지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개최하는 '2022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에선 젊은 예술가들이 디지털과 예술을 결합하는 다양한 실험을 선보인다.

3회째인 올해 행사에 전문기관 협업 프로그램으로 서울문화재단의 이재형 작가가 선보인 작품들은 디지털과 아날로그 경계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공간을 표현한다.

작가가 '기묘한 공간'이란 이름을 붙인 전시장 벽면에는 도시의 감정을 투영한다.

젊은 예술가의 디지털 실험…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개막
컴퓨터가 영종도 주변에서 업로드된 소셜미디어(SNS)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추출하고 AI 프로그램을 통해 이 지역의 감정을 분석한다.

SNS의 텍스트들은 사람 얼굴로 형상화되고 부정적 언어가 많으면 찡그린 표정을, 긍정적 언어가 다수가 되면 밝은 표정을 짓는다.

아트랩이 진행한 공모에 선정된 10개 팀의 작품도 디지털 시대의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창작 집단 'oOps.50656'이 파라다이스시티의 대규모 클럽 크로마의 스테이지를 활용한 영상작품 '오르가노토피아(Organotopia)'는 동시대 결핍된 자연의 감각들을 되돌아보고자 제작했다고 한다.

젊은 예술가의 디지털 실험…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개막
오래된 암자의 대들보에 연결된 LED 조명들의 움직임과 초대형 LED 패널에 펼쳐지는 영상은 문화재청이 지정한 명승의 풍경, 소리와 어우러진다.

스튜디오 아텍이 선보인 '하드포크'는 관객들의 참여로 진화하는 작품이다.

소프트웨어 소스 코드를 통째로 복사해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행위인 '하드포크'처럼 관객의 모습을 스캔해 소스 코드를 분리하는 것처럼 디지털화한 형상을 빔프로젝터로 보여준다.

참여 관객이 늘어날수록 디지털 캔버스는 다양해지며 관객 형상에서 추출한 소스 코드는 메타버스로 이동한다.

젊은 예술가의 디지털 실험…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개막
아울러 인기 과학소설(SF) 작가 김초엽과 크리에이터 김겨울 작가의 토크, 잔디밭에서 펼쳐지는 버스킹, 현대무용가 김설진의 퍼포먼스 등의 행사도 진행된다.

자세한 행사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www.paradiseartlab.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