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화제의 기업을 집중 취재하는 기업 앤 이슈 시간입니다.

롯데그룹이 바이오 산업 진출을 선언했죠. 현재 밑그림 작업이 한창입니다.

고 기자, 롯데그룹이 전에도 제약업종에 뛰어들었다가 10년 만에 접지 않았습니까. 이번엔 다른가요?

<기자>

네 롯데그룹이 2002년부터 롯데제약을 10년가량 운영했었죠.

그런데 이름만 제약일 뿐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였습니다. 그러다가 2011년에 롯데제과에 흡수 합병되면서 사라졌죠.

지금으로 보면 롯데헬스케어와 비슷한 회사였던 거고요. 이번에 설립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말하자면 진짜 제약회사입니다.

그러면 지분구조는 어떻게 되냐, IPO는 하냐가 궁금한데 일단 이달 말 무렵 롯데바이오로직스 법인 설립을 할때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것으로 보이고요. 일단 롯데지주에서 104억원을 출자하는 것은 정해진 상태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롯데바이오로직스란 이름을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연상되는데 롯데그룹이 가려는 방향이 그 쪽입니까?

<기자>

위탁개발생산(CDMO), 그러니까 약품 개발에도 참여하고 물량을 수주해 만들어낸다는 것에선 비슷합니다.

그런데 회사가 처한 상황이나 자금여력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성장 경로를 따를 것이라고 보긴 어렵고요. 지금으로선 다른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일단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경우에는 설립 초기부터 자체 공장을 짓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죠.

반면에 롯데는 미국 뉴욕주에 있는 BMS(브티스톨마이어스스큅) 공장을 이번에 인수했습니다. 인수금액은 우리돈 2천억원 가까이고요.

롯데그룹은 바이오사업에 10년간 2조5천억원을 투자하기로했는데 롯데그룹 특기가 또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인 만큼 중소형 제약사나 공장 인수를 계속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번에 인수한 미국 BMS 공장은 어떤 곳입니까.

<기자>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때죠. 1943년에 문을 연 오래된 공장입니다. 너무 오래되서 2012년에 리모델링을 하기도 했습니다. 과거 전세계 페니실린의 70%가 이 공장에서 만들어지기도 했다는 얘기도 있고요.

특히 의약품 품질관리(GMP) 인증이 이미 돼있는 공장이기 때문에 FDA 허가를 기다릴 것 없이 바로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이번에 공장 인수 하면서 BMS가 3년간 2천800억원 가량의 약품을 만들어달라고 했거든요.

롯데바이오로직스 입장에선 공장 인수가액이 2천억원인데 이보다 많은 금액의 물량을 수주해서 안정적인 시작을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물론 지금은 BMS 제품 전용으로 돼 있기 때문에 롯데바이오로직스는 1천억원을 추가 투자해서 다른 제약사들 제품도 생산할 수 있게 개조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BMS 제품 생산을 수주했다면 어떤 제품을 생산할지도 정해졌나요?

<기자>

아직 첫 제품으로 낙점 된 건 없습니다. 일단 다음 달 열리는 바이오USA에 참석해 동향을 파악한 뒤 결정한다는 계획입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바이오USA는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세계 최대규모 콘퍼런스 행사로 관련 기업들과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하는 행사고요.

제품이 정해지기만 하면 생산은 빠르면 내년 초에도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현대차와 포스코를 제외한 8곳이 바이오 사업 진출했는데, 다른 대기업 계열 바이오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은 뭡니까.

<기자>

주력 분야가 다 달라서 직접 비교하긴 어려운데요. 제약바이오 업계의 공통적인 시선은 롯데가 설비투자만 잘 해놓으면 망하진 않을거다란 겁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자체 생산을 줄이고 위탁생산 쪽으로 돌리는 기조이기 때문입니다. 수익성도 뒷받침 되는 분야고요.

증권업계에선 이번에 인수한 공장이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심장인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 인근이라서 유리한 점이 있다는 분석도 내놨습니다.

<앵커>

제약바이오 쪽 사업이 처음인 만큼 인재확보도 관건인데 어떻게 대비하고 있습니까?

<기자>

현재 롯데바이오로직스 설립을 주도하는 인물은 롯데지주 신성장 2팀장인 이원직 상무입니다.

이 상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으로 완제의약품 위탁생산개발을 이끌었고요. 과거 미국 보건복지부나 BMS에서도 5년간 일했는데 이번 공장 인수 건에도 활약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롯데바이오 출범을 담당하는 신성장 2팀엔 이 상무를 포함해 현재 10여명 있습니다. 대부분 제약바이오 기업 출신들입니다. 채용도 계속하고 있어 당분간 업계 인재 쟁탈전이 치열할 겁니다.

누가 초대 대표이사가 될 것이냐도 관심이 많은데 이 상무가 많이 거론되기는 하지만 롯데그룹 쪽에 확인해보니 또 다른 고위급 인사 추가 영입 가능성도 있다고 해서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앵커>

롯데바이오로직스 출범할 때 내놓을 비전이 기대되는 군요. 잘 들었습니다.


고영욱기자 yyko@wowtv.co.kr
대기업 바이오 물결...막차 탄 롯데, 뭐가 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