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규 교수 신간 '우리는 꽃이 아니라 불꽃이었다'
평생 자신을 불살랐던 57인의 뜨거운 삶과 투쟁
'이단아(異端兒)'는 '전통이나 권위에 맞서 혁신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을 뜻한다.

아웃사이더, 소수자, 반항인, 예외자 등으로 불리기도 하고, 아방가르드(전위), 선구자, 예지자, 지성인 등으로도 불린다.

이들은 주류와 대척점에 있기 마련이다.

영남대 명예교수인 박홍규 박사는 신간 '우리는 꽃이 아니라 불꽃이었다'로 이들 이단아의 사상과 행동, 문학과 예술의 삶을 간명하게 들여다본다.

소환한 인물은 불꽃처럼 살다 간 여성 수학자 소피야 코발렙스카야, 명품족에서 세계 환경운동의 선봉자로 나선 나오미 클라인, 자발적 왕따의 자화상을 보여준 반사회적 작가 헤르만 헤세, 예술은 아름다우면서도 정치적이어야 한다고 설파한 소설가 토니 모리슨 등 57명이다.

이들은 시대와 세상 또는 나라의 주류가 아니라 비주류로서 당당히 살았던 사람들이다.

대세에 따르기를 거부하고 자기만의 길을 찾아 뚜벅뚜벅, 그리고 당차게 걸어나갔다.

자본주의, 국가, 기득권과 기꺼이 싸웠고, 엘리트주의를 단호히 거부했으며, 반전운동과 여성해방운동을 벌이고, 자발적 가난을 선택한 채 환경운동에 앞장서는 등 평생을 오롯이 자기 자신으로 살아냈다.

예컨대, 소설가 바실리 그로스만은 아무리 작은 자선 행위라도 선이 살아 있고 정복할 수 없는 것이며, 악이 아무리 커도 선의 기본 핵심은 인간 본성의 핵심으로 결코 부서지지 않는다고 설파했다.

그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저항이자 투쟁이라는 얘기다.

'미국 민중 저항사'를 쓴 하워드 진은 미국이 '엘리트를 위한, 엘리트에 의한, 엘리트의 나라'라고 비판했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기득권층 중심의 공화제를 만들었으며, 남북전쟁이 노예 해방을 위한 전쟁이 아니었듯이 두 차례 세계대전도 제국들의 전쟁이었고, 이는 결국 냉전으로, 그리고 1990년대부터는 이라크 침공 등 다시 열전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한다.

사회학자 레오폴트 코어는 작은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더 행복하고, 더 평화롭고, 더 창조적이고, 더 번영했다며 모든 사회적 불행은 거대함에서 온다고 주장한다.

질병은 추악함, 가난, 범죄, 방치가 아니라 현대국가와 도시 거대주의에서 오는 추악함, 빈곤, 범죄, 방임이라는 것이다.

노동법을 전공한 진보적 법학자인 저자는 정보사회에서 절실히 필요한 인문·예술학의 부활을 꿈꾸며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책은 지난 2년 반 동안 일간지에 연재한 글들을 '사상과 행동의 이단아들', '문학과 예술의 이단아들' 등 2부로 재구성해 출간했다.

인물과사상사. 348쪽. 1만8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