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로 총리 임기 마치고 이임식
김부겸 "공동체 위기 부끄럽다…대화와 타협, 공존과 상생 절실"
"빈부의 격차가 줄어들지 않고, 탐욕이 모든 것을 정당화하고,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고, 수도권만 잘 살고, 경쟁만이 공정으로 인정받는 사회는 결코 행복하지도 지속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 공동체의 위기입니다.

"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12일 오전 정부 서울청사에서 한 이임식 연설에서 '공동체의 위기'를 재차 역설했다.

그의 임기는 전날 밤 12시 종료됐다.

김 전 총리는 "갈등과 분열을 겪고 있는 우리 공동체의 모습을 보면서 지난 세월 역경과 고난을 넘어서 위기 때마다 한마음으로 뭉쳐 돌파해 낸 국민 여러분,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책임져 오신 그 선배님들, 온몸을 바쳐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신 우리 부모님들과 형제자매들 앞에서 참으로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역설했다.

김 전 총리는 "나와 생각이, 성별이, 세대가, 출신 지역이 다르다고 서로 편을 가르고, 적으로 돌리는 이런 공동체에는 국민 모두가 주인인 민주주의, 더불어 살아가는 공화주의가 설 자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화와 타협, 공존과 상생은 민주공화국의 기본 가치이자 지금 대한민국 공동체에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정신"이라며 "대한민국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정치인과 공직자로서 보낸 지난 30년을 회상하면서 "힘에 부치고 좌절했던 순간들도 많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내가 왜 정치를 하고, 왜 공직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으로서 공직자로서의 삶은 결국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면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당연하고도 엄중한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코로나19 위기가 아직 깊던 작년 5월 14일 취임한 김 전 총리는 "이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을 때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저라고 왜 없었겠는가"라며 "그러나 매 순간 헌신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공직자 여러분을 보면서 저 역시 큰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우리나라가 코로나19의 정점을 넘어서 일상으로 조금씩 회복해가고 있다"며 "지난 1년간 제가 여기에 기여한 작은 것이라도 있다면 그 모든 공은 바로 여러분께 돌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